◎“북미회담 지렛대활용” 지연전술 가능성/예비접촉 신속답신비춰 순항 점치기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28일 판문점 예비접촉에 북한측은 어떤 전략으로 나올 것인가. 우리의 예비접촉제의를 수정없이 수용하고 「거물급 대표단」을 구성한 지금까지의 태도에서 느껴지는대로 빠른 타결을 목표로 하고 우리 대표단과 대좌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은 것과는 정반대로 지연전술을 쓸 것인가.
우리측은 북한이 당초 김일성주석이 밝힌대로 지체없이 빠른 정상회담 개최를 원한다면 28일 접촉에서 남북 양측이 생각하고 나온 시간 장소가 틀리더라도 타협을 통해 이날 한차례 접촉으로 타결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또 28일 접촉에서는 서로의 입장 확인으로만 끝난다해도 북한측이 딴 생각을 갖고 있는게 아니라면 두번째 접촉을 통해 시간 장소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첫날 접촉에서 타결이 안되면 두번째 접촉은 빠른 회담성사를 위해서도 3일정도후에 다시 열려야 한다는게 우리측 복안이다.
문제는 북한측이 28일 접촉부터 지연전술을 들고 나와 예비접촉이 3회이상으로 늘어날 때이다. 우리측은 북한측이 정상회담 성사에 뜻이 없어서가 아니라 전략상 이유에서 시간을 끌 경우를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같다. 북한측의 생각이 빠른 회담성사쪽인지 아닌지는 북측 수석대표의 기조발언에서 드러날 것으로 우리측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정상회담의 시간 장소를 우선 정하자』는 우리측 수석대표의 기조발언과는 달리 북측 수석대표의 기조발언에 「회담성사를 담보할 분위기 조성을 위한 선결요건」등의 내용이 담기게 되면 전도가 밝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만일 북측이 「회담성사를 위한 전제조건은 아니지만」이란 단서를 달면서도 분위기 조성을 위한 선결요건을 주장한다면 그것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대북제재 추진의 포기나 주한미군 존재에 대한 남측의 입장등이 될 것이라는게 관측통의 설명이다.
북한이 시간을 끌려고 한다면 그것은 우선 오는 7월 8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의 성과를 보아가며 정상회담 날짜를 결정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우리측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는 거꾸로 남북정상회담 성사여부를 북미회담 진척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처음부터 의도했을지도 모른다고 우리측이 우려하던대로 「8월 15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개최」를 관철하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
우리측은 만일 북한측이 이처럼 선결요건등을 내세워 시간을 끌려고 할 경우에는 『김주석도 조건없이 빠른 시일안에 만날 것을 희망한만큼 이 발언의 성실성이 의심받지 않으려면 우선 회담의 시간과 장소에 합의하자』고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대로 회담성사가 자꾸 늦어질 경우 북한에 대한 우리 국내분위기는 물론 미국내 여론도 나빠질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운신폭도 좁아질 것이기 때문에 북측이 무작정 지연전술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북한의 전례없는 태도도 이를 말해준다는 것이다.
정부내에 28일 접촉 한번으로 합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예비접촉에 임하는 북한의 전략은 북측 김용순수석대표의 기조발언에서 사실상 드러날 것이고 북측의 전략은 이번 정상회담 추진배경에서 이미 나타났듯이 김주석의 뜻이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는게 우리측 분석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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