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초 관철” 북 양보 기대/시기/교환방문·개성 등 가능성/장소/미묘한 현안피해 후순위/의제 북한이 25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대표단 명단을 통보, 정상회담 성사를 향한 쌍방간 기본 포석이 마무리됨에 따라 28일 첫 예비접촉의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남북양측에 오간 예비접촉 제의와 수락통보 및 대표단명단만을 놓고 보면 대체로 「정석」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제 남은 절차는 양측이 예비접촉을 통해 무리수를 두지 않는 범위내에서 신속하게 회담성사라는 합일점을 도출해 내는 일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김용순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위원장등 우리측 대표단과 「격」을 맞춘 중량급 인사들로 대표단을 구성, 일단은 회담성사 전망을 밝게 해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측 대표 3명이 모두 대북관계에는 관여해 왔지만 남북회담장에는 「처녀출연」인 반면 북측은 김용순을 제외한 안병수 조평통부위원장과 백남준정무원책임참사가 모두 평생을 대남사업에 몰두해 온 「대화꾼」들인데다 예비접촉을 수락한 북한의 진의가 아직은 다소 불분명한 점이 없지는 않아 어느 정도의 난항 또한 예상된다. 결국 28일 예비접촉결과가 향후 정상회담성사 여부를 판가름짓는 시금석이 될것으로 전망된다.
예비접촉에서는 가장 중요한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의제등이 우선적인 논의대상이 될것으로 보인다. 이중 시기문제는 북·미고위급회담이 이미 7월초 개최로 기정사실화됐고 남북정상회담 역시 이와 병행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 만큼 우리측이 먼저 7월초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일성주석은 이미 북한을 방문했던 미키 다케오 전일본총리의 부인 미키 무쓰코여사에게 「8월 개최」를 시사하는 발언을 흘린 바 있다. 북측은 시기적으로 너무 촉박하다며 여러 의제들을 제시, 8월로 늦추자는 주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북한 역시 지금까지 전통문이 오가는 과정에서 과거처럼 「트집」을 잡거나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지 않았던 점으로 미루어 정상회담 조기성사를 반대하지는 않는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따라서 시기문제는 북한이 처음에는 반대를 하더라도 결국 한 발짝 양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소 문제는 특히 김주석의 나이와 건강을 고려해서라도 제3국은 불가능 할 것이란 점에 쌍방간의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다. 정부는 일단 서울등 우리측 지역을 먼저 제시한다는 방침이고 북측에서는 1차적으로 평양을 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혹은 서울과 평양을 교환방문하는 방안에 서로 합의할 수도 있다. 이밖에 판문점도 회담장소로 제시될 수 있지만 분단의 상징이란 점에서, 그외 백두산이나 한라산, 금강산등은 분단후 양 정상이 처음 만나는 장소치고는 너무 부담스러울 것이란 점에서 다소 회의적이다. 따라서 교통편이나 거리·상징성등을 감안할때 개성 또는 서울 이북의 우리측지역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장소보다 더 중요한 회담시기가 어떻게 합의될 지에 따라서 신축적으로 북한측 주장을 수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시기·장소문제는 서로 양보와 조정을 통해 합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상회담이 7월초에 열리게 된다면 장소 문제 역시 28일 첫 접촉에서 전격 합의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7월초께 한 두차례 더 예비접촉이 진행된뒤 합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밖에 북한핵문제나 ▲남북경협 ▲영변핵시설의 경수로전환 ▲이산가족 재회 ▲군축문제등 미묘한 현안들이 과연 예비접촉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지가 관심거리지만 양측이 정상회담을 기필코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로 협상에 임한다면 이 문제들은 뒤로 미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홍윤오기자】
◎북측 대표 3명 통보/남북 모두 「정상의지」 읽는 “실세”/만난적 없어 회담결과 예측 어려워/김용순,김일성 신임 두터운 개방론자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양측 각 3명의 예비접촉대표단이 확정됐다. 28일 첫 접촉을 갖게될 이들은 대북·대남정책의 전문가인 동시에 양측정상의 「의지」를 잘 읽어낼 수있는 측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홍구통일부총리 정종욱청와대외교안보수석 윤여준국무총리특보등 우리측 대표가 통일안보분야 정책전문가인데 반해 김용순최고인민회의통일정책위원장 안병수조평통부위원장 백남준정무원책임참사등 북측대표는 모두가 김일성대학출신의 「프로급 협상선수」로 구성돼 있다.
북한측 김위원장은 대남및 국제전문가로 김일성주석에게 개방의 필요성까지 건의했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운 인물. 미일과의 관계개선 문제에 개입하는등 북한의 대서방 교섭창구역을 전담하고있다. 안부위원장은 남북고위급회담의 대변인으로 서울에도 왔던 인물. 백책임참사도 남북적십자회담으로 우리에게는 낯익은 「대화꾼」이나 폴란드대사를 맡는등 국제감각과 외교수완을 겸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비접촉 대표단은 그동안 서로 일면식도 없었다는 것이 특징이며 이때문에 28일의 회담이 상견례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과 의외로 쉽게 타결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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