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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절차/“쉽고 자연스럽게”/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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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절차/“쉽고 자연스럽게”/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 신경

입력
1994.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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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예 드물어… 악수·호칭·국가연주 등 관심/미리정하기 곤란 “순발력에…”/「가슴 터놓고」·「기록필요성」 배석자 여부도 양론 남북정상회담 성사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상회담에서의 의전문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북한주석이 첫 대면때 악수와 인사는 어떻게 하고 서로 호칭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국가는 연주되는가, 회담에 배석자는 둘 것인가등은 모두 남북 양측이 신경써야 할 의전절차들이다.

 이같은 의전절차 문제는 예비접촉에서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가 합의되면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양측 실무자들간에 사전협의가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리정부 관계자들은 『의전문제는 미리부터 어렵게 생각할 게 없다』며 『양 정상이 만나 마음을 여는게 중요한만큼 의전절차는 쉽고도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외국원수들끼리의 정상회담과는 성격이 다르고 그 예도 별로 없기 때문에 미리 신경을 써 챙기지 않을 수 없는게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의전절차이다. 정부 관계부서에서는 이미 북한의 의전규범과 동서독 정상회담때의 자료등을 구해 검토하고 있다. 남북정상간의 호칭에 대해 한 관계자는 『서로 「김대통령께서」와 「김주석께서」로 하면 가장 무난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김주석이나 북한정권이 외국원수에 대해 「각하」라는 존칭을 잘 사용하기 때문에 김대통령에 대해서도 「김대통령 각하」라는 호칭을 쓸 가능성도 있고 이 경우 김대통령도 상응한 호칭을 쓰면 된다는 것이다.

 정상간 첫 대면에서 악수를 할 때 누가 먼저 손을 내밀고 인사는 어떤 내용으로, 어떤 식으로 나눌지에 대해서도 정부 의전관계자는 『통상의 정상회담처럼 그런 문제까지 정해 두기는 어렵다』며 자연스런 절차를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는 몇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해 김대통령에게 보고는 하겠지만 결국 김대통령의 순발력에 맡기는게 더 자연스러울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 있는 것같다.

 그렇지만 첫 대면의 경우도 김주석이 평소 자주 쓰는 제스처대로 김대통령을 포옹하며 한 손으로 등을 두드려 친밀감을 표시하려고 할 수도 있어 이 때 김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답례를 해야 하느냐는 문제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연주도 할 것이냐 생략할 것이냐, 한다면 어느쪽 국가가 먼저냐도 사전에 양측이 교감을 거쳐 결정해 두어야 할 사안이다.

 정상회담시 배석자를 둘지 여부 역시 당연히 사전에 양측이 협의할 문제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단독정상회담이라해도 배석자는 두는게 관례』라며 『배석자가 기록도 해야하는만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기록을 위해서도 배석자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남북정상회담에는 통역도 필요없기 때문에 「증언」과 기록을 위해서 배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남북정상이 남북문제 전반에 대해 「가슴을 터놓고」얘기하려면 배석자가 없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남북양측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하다. 배석자를 둘지 여부는 단순한 실무문제가 아니어서 예비접촉에서 정해져야 한다.

 한편 회담장소와 관련, 서울과 평양이 아닌 제3의 장소가 거론되는데 대해 정부 관계자는 『양측이 타협점을 찾다 보면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들의 숙소는 물론 세계각국에서 몰려들 수백, 수천명의 보도진이 묵을 숙소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회담장소는 정상들의 의전뿐 아니라 보도진들의 수용도 고려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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