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문제 초당적대처 명분 내심 특사활용 기대/“김 대통령 「어시스트」 의문 실현가능성 희박” 중론 『전쟁위험을 방지하고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역할도 맡을 각오가 돼 있다』
연초부터 방북의지를 강력히 피력해 왔던 이기택민주당대표가 지난 17일 자신의 방북제의에 대해 북한이 양형섭최고인민회의의장의 담화를 통해 환영을 표시해 왔을 때 방북의사를 거듭 확인하면서 한 말이다. 물론 당시는 카터전미국대통령이 아직 평양에 머무르고 있었고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3단계회담개최에 관한 얘기가 공론화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이대표는 그러나 북한핵문제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되고 남북정상회담이 발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현상황에서도 여전히 방북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그것도 가능하면 정상회담이전에 가고싶어 한다. 이대표는 겉으로는 『정부의 공식요청이 있기 전에는 정상회담에 앞서 독자적으로 방북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는 김영삼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자신을 대북특사로 활용해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이대표는 무엇때문에 그토록 방북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일까. 일부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위상제고를 위해 잔치상에 젓가락 하나 더 올려놓겠다는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대표와 그의 측근은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정지작업의 차원에서라도 이대표의 방북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대표가 정부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 방북할 경우 북한측에 우리의 단결된 모습을 과시하는 효과가 있고 또 여야가 초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동안 정부의 대북정책을 불안스럽게 생각했던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야당대표는 정부인사와는 달리 허심탄회하게 모든 사안을 폭넓게 논의할수 있어 남북간의 불신해소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측이 그동안 한국의 모든 정당 및 사회단체와의 협상을 집요하게 주장해왔던 것을 감안할 때 이대표의 방북은 북한의 대남전술에 이용될 가능성이 많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어쨌든 김대통령이 득점 찬스에서 이대표가 「득점」할수 있도록 「어시스트」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중론이어서 정상회담이전에 이대표의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현상황으로 보아서는 『김대통령이 큰 정치를 하려면 이대표를 대북특사로 활용해야한다』는 이대표진영의 희망은 단순히 희망으로 머무를수밖에 없을 것같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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