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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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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부방생」이란 말이 있었다. 2년전의 일. 환경처가 불교의 오랜 전통행사중 하나인 물고기방생 때문에 오히려 자연이 오염되고 훼손되어 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였다. ◆놀부방생은 한 마디로 이 뜻깊은 행사가 자신만을 위한 기복신앙으로 전락, 갖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는 데서 다분히 힐난조로 만들어 낸 표현이었다. 그러자 불교조계종측은 즉각 전국의 각 사찰에 이 행사의 자제를 권유하기 시작했고, 놀부방생 용어도 얼마 후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미 1천수백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물고기방생은 속박되어 있거나 죽음의 위기에 처한 생물의 목숨을 살려줌으로써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준다는 불살생의 가르침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오늘 날의 방생, 특히 물고기방생은 이러한 가르침과는 거리가 먼 부작용 뿐이라는게 주무부서인 환경처의 지적이었다. 멀쩡한 물고기를 오염된 강물에 풀어 놓아 살아 있는 생명을 죽게 만들고 바닷고기를 민물에 넣어 죽게 하는 살생도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보다는 방생대목을 노려 외국으로부터 수입해온 각종 물고기들이 강물이나 바닷물에 풀어 놓기 바쁘게 강한 번식력과 함께 우리의 토종 고기를 닥치는대로 잡아먹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는 외국산 거북·자라·블루기(월남장어)·베스(민물농어) 등이 그것들. ◆지난 4월의 법난회오리를 겪었던 조계종 개혁회의는 최근 종단을 혁신시킬 몇 가지의 개선안들 가운데 이 물고기방생의 전면금지방침을 아울러 마련했다. 실로 오랜 전통의 마감에 아쉬움도 없진 않지만 환경을 지키고 살리기 위한 동참노력에 그 실천력을 기다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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