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멀티미디어시대/「주문형비디오」도 점차 실용화 「멀티미디어 시대」가 다가온다. 삼성 금성 대우 현대등 국내가전사들은 최근 「멀티미디어 사업추진실」 「하이미디어사업본부」등 멀티미디어시대에 대비한 특별팀을 속속 발족, 가동에 들어갔다. 가전사들은 불과 10여년안에 벌어질 「미디어 혁명」이 전 산업계의 판도와 사회상까지도 뒤바꿔 놓을 정도의 엄청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 멀티미디어사업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현재 각 기능이 분리돼 있는 오디오 비디오 통신기능이 하나로 통합된 복합미디어시스템. 복사용 A4용지로 쌓아 63빌딩만한 정보량을 단 1초에 송신할 수 있는 정보고속도로(정보 슈퍼하이웨이)의 구축이 이같은 시스템을 가능케 한다.
우리나라도 2015년까지 정보고속도로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때가 되면 개인용컴퓨터(PC)나 TV등 하나의 기기로 동화상을 통해 상대방을 보면서 전화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분리된 화면으로 상대방이 보낸 서류를 받아볼 수 있다. TV화면으로 물건을 보며 고르고 주문하는 홈쇼핑과 TV모니터로 은행원의 얼굴을 보며 돈을 입출금하는 홈뱅킹, TV로 의사의 진료를 받는 원격의료시스템이 급속히 진전되고 웬만한 사무처리는 집에서 하는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일반화된다.
또 멀티미디어시대의 꽃으로 꼽히는 주문형비디오 시스템(VOD; VIDEO ON DEMAND)이 본격 실용화된다. 비디오영화를 가정에서 통신을 통해 받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멀티미디어시대의 VOD는 비디오공급업자의 중앙컴퓨터에 입력돼 있는 2시간짜리 비디오영화 파일을 가정에서 「셋 탑 박스」라는 장치를 통해 선택하고 1초정도의 짧은 시간에 파일을 전송받은 후 틀어주는 시스템이다. 비디오가게와 비디오테이프가 없어지고 영화 배급방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유선망을 통해 전세계에서 영화가 동시개봉될 수 있으며, 가정마다 초대형 고선명TV가 보급될 경우 유선망으로 개봉영화를 즐길 수 있어 영화관은 사양길에 접어들 수도 있다.
VOD시스템은 비디오프로그램 제작산업등 영화산업과 전자오락산업을 황금산업으로 부상시키고, 교육프로그램등으로 확대될 경우 과외공부가 없어지고 학교기능을 상당부분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미디어시대의 VOD는 일방수신방식이 아닌 수신자와 정보제공자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채택돼 안방에서도 오락을 현실처럼 체험하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오락을 즐길 수 있고, 가장 우수한 교사를 학생이 선택하고 프로그램화된 강의를 통해 궁금한 점을 질문할 수도 있는 시스템이다.
멀티미디어시대에 단순기능의 TV나 컴퓨터, 통신기기는 외면당할게 뻔해 가전업계들은 벌써부터 비상이 걸려있으며 극비리에 연구를 추진하는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전업계뿐만 아니라 삼성 럭키금성 대우 선경 두산등 대기업들이 영화제작사업에 서둘러 진출하는가 하면 철강회사인 포철과 섬유기업인 코오롱, 동양그룹등이 통신사업에 뛰어든 것도 멀티미디어시대에 대비한 포석이다. 일본 전자업체 소니사가 미국의 콜롬비아사등 대형영화제작사를 인수하고 미국의 통신메이저 AT&T사가 비디오제작사나 프로그램공급사를 인수하는등 선진국의 통신사와 영화제작사들 사이에 기업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각국이 고속정보망을 속속 구축, 서로 연결되면 세계 멀티미디어시장은 단일시장이 되고 우수한 프로그램을 가진 나라가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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