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교환 통해 실천방안 협의/과거 핵활동 검증문제도 제기 김영삼대통령과 북한 김일성주석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북한핵문제는 전혀 새로운 변수를 맞게 됐다. 김대통령과 김주석은 서울과 평양을 교차왕래한 카터전미국대통령을 통해 『조건없이 만나자』는 의견을 상호 긍정적으로 교환했으며 이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핵문제,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문제의 완전한 타결을 전제하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양측의 협상이 진행된다면, 또 현실적으로 남북정상이 대좌하게 된다면 북한핵문제의 해법은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의 북한핵문제와 한반도 비핵화문제는 어떤 모양으로 조립될 것인가. 이들 문제는 정상회담의 주된 의제가 될 것인가 혹은 실무접촉 수준의 준비회담에서 논의될 것인가.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현상황의 북한핵문제는 일단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들이 만나 서로의 「핵의혹」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상회담에서 일괄타결 모양의 쌍방비핵화를 합의하더라도 준비회담 수준에서 원칙적이고 구체적인 「비핵 실천」 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이 경우 지난 91년말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실천문제와 지난번 우리 정부가 북미회담의 진전을 위해 철회했던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교환의 문제도 함께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사교환」 문제는 북한이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를 주장한데 대해 우리 정부는 핵문제등을 포괄적으로 협의하기 위한 특사를 요구했던 것을 우리 정부가 양보,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로합의됐던것이다. 따라서 정상회담을 전제로 하는 양측간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될 경우 이를 위한 실무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선언 실천을 위한 대표접촉과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교환의 실무접촉등을 포괄하는 협의가 남북간에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현재 북한핵협상이 안고있는 문제, 즉 북미 3단계고위급회담의 개최문제도 남북정상회담에서의 한반도 핵논의와 직결될 것이다. 북미 고위급회담의 목적이 미국측의 북핵투명성 확인과 북한측의 북미관계개선에 있는 만큼 이 역시 남북정상회담의 포괄적 협의사안과 분리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이 효과적으로 진행된다면 북미 고위급회담은 그 의제와 모양을 변경시킬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북미관계개선 문제의 상당부분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포괄적 협의내용 중에서 이월될 것이며 북한핵의 투명성 검증문제도 한반도비핵화 실천쪽으로 옮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녕변의 미신고시설 두곳등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 대상에 대한 IAEA의 권한은 국제적 차원의 별개 문제로 다뤄져야 될 대목이다.
북미관계개선을 위한 협의중 일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사전협의쪽으로 이월돼야 할 필요성은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사전담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내걸고 국제적 제재라는 「채찍」을 유예시키는 한편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대미관계개선이라는 「당근」만을 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의 성사에 새로운 조건이 전제될 이유는 없지만 포괄적 의제중 중요한 대목은 남북간, 나아가 북미간 관계개선과 함께 명실상부한 한반도비핵화의 실천이라는 점은 인식돼야 할 것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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