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찰회피로 심각한 상황/국제회의가 현위기 극복 출구” 안드레이 코지레프러시아외무장관은 17일 하오 하원인 국가두마에 출석, 북핵문제 등에 관한 정부입장을 설명하고 의원들과 질의 응답을 벌였다.
다음은 코지레프장관의 연설과 일문일답을 요약한 내용이다.
◇연설내용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으나 핵확산금지 조약국으로는 계속 남아 있어 그 위험의 수준이 중간정도에 위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 전문가들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사찰할 수 없는 상황임을 분명히 보고한 바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국가 하나가 「긴장지역」에 추가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러시아의 안보에 상당히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연쇄적으로 위험한 일들이 발생할 것이며 북한이 러시아와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는 핵무기 개발이 북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북한을 설득키 위해 모든 외교적인 수단을 동원해 왔다.
우리는 한반도 안정을 위해 국제회의를 제안한 바 있으며 러시아 미국 일본 중국과 남북한 이외에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도 이 회의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회의야말로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출구이며 북한에도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북한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러시아는 대북 제재에 동참해야 할 것이지만 그 제재는 단계적이어야 하며 매우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으로부터 지미 카터전미대통령의 방북과 관련, 전문을 받았는데 북한으로부터 몇가지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질의응답
―핵무기 개발능력을 갖춘 국가가 많은데 왜 유독 북한만을 거론하는가.
『북한이 어떤 정권이든 관계없이 핵확산금지조약 체제에 도전하는 국가는 위험하다. 현재 북한 이외에 어느 나라도 이 체제에 도전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85년 이 조약에 가입했지만 이 체제를 훼손시키려 하고 있다』
―북핵문제와 관련 중국과 어떤 상의를 했는가.
『지난 2년간 나는 중국외교부장을 5∼6차례 만났으며 조만간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이다. 우리는 북핵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인데 중국은 남북한 어느나라도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는 내정간섭이 아닌가.
『우리는 북한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 확산금지조약이 침해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북한대사를 몇번이나 만났는가.
『이바노프제1차관이 북한대사를 최근 두 차례 만났는데 상당히 중요한 대화를 했다』
―옐친대통령은 최근 김영삼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대북 우호협력 조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북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렛대를 상실한 것이 아닌가.
『옐친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겠다. 옐친대통령은 단지 조약의 첫 문장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를 언급했을 뿐이다. 왜냐하면 그 첫 문장은 사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조약의 갱신문제는 내년 가을 의회와 상의한 뒤 최종 결정될 것이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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