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방석에 사람마저 바뀌나/천직 쓰레기 치우는일 계속” 92년 5백90만달러(약 47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돼 전 세계 토픽란을 장식했던 미국 메인주의 알버트 나이트씨(64)는 요즘도 쓰레기 치우는 일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다. 복권에 당첨된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미화원이다.
18개월전 복권에 당첨됐을 때 그는 자신이 소속된 쓰레기수거회사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1백60달러밖에 안되는 주급을 받고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며 호기있게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나이트씨는 곧 후회했다.
주급 55달러짜리 막벌이 떠돌이 생활을 전전하던 자신에게 비록 미화원이지만 정규직을 준 사람이 바로 사장 아닌가. 그래서 그는 사장을 만나 『나는 1백 가구의 쓰레기를 매일 수거하는 내 일을 여전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권이 당첨된 주말에 난생 처음 흥청망청 돈을 써보았다. 고급식당에서 점심을 사먹고 쓰레기 수거용 새 트럭과 트랙터를 샀다. 그리고는 그 다음주부터 다시 시작한 미화원 일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개인생활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33년간 함께 고생한 부인과 자식, 손자들을 위해 넓은 뜰이 있는 큰 집을 마련한 것이 고작이다.
그는 이제 직업을 바꿔야 할 「위기」에 처했다. 회사 주인이 바뀌게 돼 자신도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것. 그는 『앞으로 최소한 2년은 더 일할 생각』이라며 개인택시 드라이버로 전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이트씨 부부는 『돈이 많아졌다고 사람마저 바뀌어야 하느냐, 우리의 근본은 달라질 게 없다』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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