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사상연 30일 제4차 학술회의/불교학자의 「기독교연구」 발표/중생제도-하느님구원 비교도 한국천주교는 전통문화의 수용과 신앙의 토착화를 위해 이례적이고 지속적인 연구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신앙의 토착화를 모토로 91년 12월 출범한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소장 심상태신부)는 한국사목연구소와 공동으로 30일 하오2시 서울성동구능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복음과 불교진리와의 만남」(1)을 주제로 제4차 학술회의를 마련한다.
이 학술회의는 지난 2년간 천주교의 토착화 가능성에 대해 총론적으로 검토한 3차례 회의의 연장선에 있으며 불교 유교 도교 천도교 원불교 등 한국전통종교에 대한 개별적 비교연구의 시작이다.
불교와의 만남은 4회가 계획됐으며 불교학자인 정병조(동국대) 강건기(전북대) 교수와 「기독교 이외의 타종교를 통한 구원도 가능하다」는 종교다원주의를 주창해 교단에서 출교당한 전감신대학장 변선환박사 등이 논평자로 참여한다. 연말로 예정된 5차 회의는 불교학자들이 불교의 입장에서 기독교를 연구한 논문을 발표하고 천주교에서 논평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30일 회의에서 량재오신부(한국외방선교신학원 원장)는 『죄악과 고통에 빠진 중생을 제도하여 보리에 이르도록 하지 않으면 끝까지 성불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의 서원은 그리스도교의 맥락에서 「하느님의 구원」에 비견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재숙교수(성심녀대·종교학)는 대승불교의 근본사상인 「공」과 자신을 비움으로써 인간의 역사 안에 들어온 하느님의 의미를 비교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62∼65년)에서 신앙의 토착화에 대한 중요성과 보편성 등이 언급된 이래 한국천주교는 세계적으로도 토착화의 불모지대로 남아 있으며 이는 진정한 교회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연구소측의 의견이다. 심상태소장은 『한국교회는 아직까지 교회생활의 거의 모든 양식에서 서구교회의 아류 내지 모방교회의 면모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교회의 외적 성장주의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래서 전통종교에 대한 이론적 접근을 통해 한국문화와 사상 속에서 복음의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이 연구작업의 1차적인 목표다. 이와 함께 전례양식, 신심운동, 교리교육, 교회건축양식, 사회참여 등에 관한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토착화방안을 마련해보자는 것이다.【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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