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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합의 「앞선행동」에 불쾌감/「카터방북 결과」 정부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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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합의 「앞선행동」에 불쾌감/「카터방북 결과」 정부반응

입력
1994.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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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국면 마련엔 긍정적 평가/북 진의확인전 제재­대화병행/일부 북­미 「직거래」 시각에 곤혹감 역력 정부는 카터전미국대통령의 방북결과가 예상외의 파장을 일으키자 다소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카터전대통령이 김일성북한주석과의 17일 2차회담에서 제재중단을 거론한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즉각 미국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외교경로를 가동하는 한편 카터의 앞서가는 행동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물론 정부관계자들은 카터방북을 계기로 대화국면이 마련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북한의 김주석이 카터전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핵개발동결, 핵확산금지조약 완전복귀, 특별사찰등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안전조치준수등의 용의를 표명한 것에 특히 주목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측은 북한의 이같은 태도표명에 일희일비할 수 없는 처지이다. 그동안의 남북관계를 통해 북한의 이중적 협상태도를 충분히 경험해 온 정부로서는 경계를 늦출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관계자들은 카터전대통령의 개인적인 방북이 마치 미국정부의 공식적인 대화경로로 비쳐지는 것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북한의 전략에 카터 개인은 물론 미국측이 말려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이다.

 이와 관련, 외무부등 정부관계자들은 카터가 한미간에 합의된 내용을 뛰어넘는 발언을 한 것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당국자는 제재중단등 카터발언에 대해 『그것은 카터전대통령의 개인의사일뿐 미국정부의 공식입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미국측이 카터전대통령을 통해 북한과 「직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무부는 이같은 시각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미국측에 카터발언의 진의를 다시 확인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청와대도 북한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미양국의 긴밀한 공조체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카터전대통령의 「제재중단용의」발언이 보도된 직후 청와대는 백악관측으로부터 CNN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전달받았으나 미국측의 분명한 입장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카터의 이번 방북으로 정면대치 상태의 북한핵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사실을 평가하면서도 북한측의 태도를 외교채널을 통해 확약받기 전까지는 「제재」를 기조로 한 「대화」전략을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일각에서는 미국이 대화로 선회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유엔제재에 전력투구한다 해도 중국등의 반대로 효과적인 제재가 불투명한 현상황에서 대화를 앞세울 경우 제재는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된다는 주장이다. 결국 미국이 북한의 상투적인 시간끌기 전략에 놀아난 셈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금명간 카터전대통령의 방북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마친 뒤 이를 토대로 미국측에 우리측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측은 18일 카터전대통령이 김영삼대통령과 한승주외무장관에게 방북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핵투명성 확보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전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개인차원임에도 불구하고 북한핵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우리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다만 그 성과를 한미간의 긴밀한 협조로 현실화시키지 못할 경우 북한에 다시 핵개발의 시간만 제공하는 셈이라는 게 정부관계자들의 시각이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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