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국민 한마음 응원… 북핵·무더위 스트레스 말끔히/새벽부터 TV앞으로… 거리한산/서선수 어머니 “막둥이가 해냈다” 「댈러스의 드라마」가 한국축구사상 첫 월드컵 16강의 서광을 비춰 주었다.
북한핵문제와 기록적인 무더위에 짓눌려 있던 온 국민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가셔 준 기적의 동점골이었다. 『한국축구는 전반전만 해야 해』 『뒷심이 약해서 안돼』하며 비관하던 사람들은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자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내친김에 16강,8강으로 가자』고 흥분했다.
○…슈퍼토요일은 월드컵열기로 날이 밝았다. 이른 새벽부터 집집마다 TV앞에서 우리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고 러시아워도 1시간정도 앞당겨져 거리가 한산했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잇달아 두골을 터뜨리자 전국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평소 북적대던 관공서와 동사무소등에도 민원인의 발길이 뚝 끊겼고 거리에서도 환호성이 터졌다. 고속버스터미널 역대합실 가전대리점 앞등의 대형TV앞에서 한마음으로 응원하던 시민들은 『비겨도 이겼다』 『드디어 해냈다』며 기뻐했다.총알같은 동점골로 월드컵강호의 자존심을 뭉개버린 서정원선수의 아버지 서능석씨(75·서울성동구광장동530의28)는 응원하느라 목이 쉬었다. 서씨는 『국제전화로 반드시 골을 넣겠다고 다짐하더니 약속을 지켜줘 고맙다』면서 『온 국민의 성원이 동점골을 빼내게 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석춘옥씨(68)는 셋집에서 이웃사람들과 TV를 지켜보다 7남2녀중 막내인 서선수가 종료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빼내자 『우리 막둥이가 해냈다』며 식구들을 얼싸안았다. 서선수의 네살배기 조카는「서정원 파이팅」 「삼촌 만세」를 외치며 방안을 뛰어다니며 응원했다.
○…행운의 첫골을 떠뜨린 홍명보선수의 어머니 강호연씨(50·서울성동구구의동209)는 『명보가 찬 공이 골인되는 순간 너무 기뻐 눈앞이 캄캄해졌다』며 『볼리비아전에서는 결승점을 내주었으면 여한이 없겠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홍선수의 모교인 동북고생 2백여명은 TV를 보다 경기종료후에는 교실의 태극기를 들고 운동장으로 뛰쳐나와 「한국축구만세」 「장하다 홍명보」를 연호했다. 강린제교장(65)은 『우리학교의 자랑인 홍선수는 고교때도 정확한 패스와 날카로운 슈팅이 일품이었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수훈을 세울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영등포구영등포동 8가 소방회관예식부대표 채수천씨(53)는 『한국팀이 선전분투해줘 고맙다』면서 『앞으로 선수전원과 코칭스태프의 일가친척이 우리 식장을 이용할 경우 결혼식비용일체를 무료로해주겠다』고 약속했다.【김성호·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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