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봉쇄」서 「확산방지」 비중/북미 상호 적대완화조치 소지/백악관 제재중단 부인은 정보교환 차질 분석 미 클린턴 행정부의 「카터 방북 카드」가 결실을 맺게 될 전망이다. 카터전 미국대통령과 김일성북한주석이 1·2차 회담을 통해 대북제재중단및 3단계회담의 조건부 개최를 사실상 이끌어 냄으로써 최대 외교난제였던 북핵문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된것이다.
제재포기와 대화재개로 요약되는 북핵현안의 이같은 반전은 향후 북미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단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방식의 해법에 합의한 것은 향후 북미관계가 매우 급속하게 변모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요컨대 향후 북한의 핵개발포기와 그로부터 진전되게 될 관계정상화 문제를 어떻게 요리해내는가 하는 문제가 양국간의 외교숙제로 부상한 것이다. 우선 양측은 3단계회담개최를 위한 기초여건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해야한다.
우선 미국이 그동안 「대화의 기초」로서 과거핵물질전용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던 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하는것이 관건이 될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잔류하는 것만으로 일단 회담개최의 전제조건은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하는듯 하다. 이는 실질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사를 던지는 대목으로 핵문제의 핵심이었던 과거부분을 당장은 문제시 하지않겠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보다는 오히려 방사화학실험실로 알려진 핵 재처리시설의 가동과 현재 진행중인 2백㎿ 원자로 건설 중단을 공식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화의 토양을 마련해 갈 것 같다. 이렇게 될 경우 이른바 미국이 북핵정책의 기조로 삼았던 「핵개발 봉쇄」가 「핵확산방지」라는 개념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한다.
결국 북미 3단계고위급회담 개최를 위한 환경은 사실상 조성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수 있다. 따라서 양측은 카터 전대통령이 귀국한 이후 뉴욕실무접촉을 재개해 3단계회담 일정 및 의제에 대한 본격협의를 착수하게 될 것으로 봐야한다. 그러나 실제로 북미 고위급회담은 카터 전대통령과 김일성주석간의 회담으로 이미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3단계회담은 오히려 「평양합의」를 구체화하고 공식화하는 실무회담적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다.
대화방식에 의한 북핵해법에 양측이 동의한 이상 3단계회담은 핵투명성 완전보장과 양국 관계개선이라는 2개 축이 동시에 움직이는 형태를 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이 제의한대로 흑연원자로 방식의 기존의 원자로를 경수로방식으로 전환하는 문제와 함께 북한과 미국이 적대감정을 누그러 뜨릴수 있는 방안들도 공개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터전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일성북한주석에게 밝힌 미정부의 유엔제재 추진중단 발언에 대해 백악관과 미행정부가 한목소리로 부인하고 나서 북핵문제 관련국들을 당혹케 하고있다. 카터전대통령과 김주석의 2차회담 내용이 평양발 CNN 뉴스로 전해진뒤 백악관측과 갈루치미국무부차관보, 앨 고어 부통령이 잇따라 『미정부는 유엔제재 추진을 중단하지 않았다』면서 카터의 발언이 성급한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에대해 워싱턴 정가소식통들은 카터전대통령의 발언내용은 사실일것으로 보면서 발언시점이 미정부의 의도와 빗나갔거나 평양의 카터팀과 워싱턴간에 정보교환에 모종의 차질이 있었지 않았는가 분석하고 있다. 카터의 발언에 진실성을 부여하는 이유는 전직대통령을 지낸 카터가 사실과 거리가 먼 발언을 하지 않을것이라는 점과 국무부관리를 대동한 카터전대통령이 지난 16일 밤 백악관과 수차례 전화대화를 갖고 충분히 의사소통을 했다는 점등 때문이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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