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만향6일간 1.9%하락후 반전/아웅산사흘간 0.93%만 떨어져/KAL기경기호황에 사건후도 상승/걸프전때 14%·실명제때 8%급락 더 충격 주식시장에서 북한핵문제는 어느 정도의 악재일까. 사안 자체가 대단히 민감하고 변화무쌍한데다 이해당사국들까지 많아 쉽게 단정내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전혀 가늠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사례가 몇차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비슷한 사례는 모두 4가지다. 문세광의 대통령저격(74년8월15일), 판문점도끼만행(76년8월18일), 아웅산폭탄테러(83년10월8일), 김현희의 KAL기 폭파(87년11월29일)사건 등이다.
그런데 결론은 상당히 의외다. 종합주가지수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었다. 사건발생 직후 급락했으나 며칠 뒤부터 하락폭이 둔화됐다. 또 일정시점부터는 반등하기 시작해 길게는 25일, 짧게는 7일정도만에 하락폭을 회복했다.
4개 사건중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대통령저격사건이었다. 사건발생 하루전인 74년8월14일에 3백1.90이었던 종합주가지수는 30일에 2백95.90으로 떨어졌다. 보름동안 1.99% 하락한 것이다. 유신 이후의 정치불안도 한몫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도끼만행사건이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사건발생 전날에 99.61(76년8월17일)이었던 지수는 1주일만인 24일에 97.73으로 하락, 6일간 1.89% 떨어졌다. 그러나 24일이후 지수는 상승세로 반전, 27일에는 사건발생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아웅산폭탄테러 역시 악재로 작용, 종합주가지수가 3일동안 0.93% 하락했으나 곧바로 상승세로 반전했다. 사건발생 1주일 뒤인 83년10월14일에는 사건발생 직전수준을 상회했다. 반면 KAL기 폭파사건은 당시 국내경기가 「단군이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인지 종합주가지수는 사건직후에도 상승하는 등 영향을 주지 못했다.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 탈퇴선언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9백23.24에서 8백90.92로 32.32포인트 하락, 이틀동안 3.5% 떨어졌다. 그런데 3일째인 16일에는 강한 오름세로 반등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4개 사건당시 하락폭은 걸프전발발(90년8월2일)이나 10·26사태(79년), 금융실명제 전격실시(93년8월12일)때의 하락폭에 비해 너무나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걸프전때는 14.90%, 10·26때는 9.98%, 실명제실시 발표때는 8.16%까지 단기급락했었다.
이에 대해 선경증권은 「북핵문제와 투자전략」이란 자료에서 『대북악재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은 북한문제에 관한한 우리 국민들이 상당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익이 남은 종목은 매도하더라도 손해를 본 종목은 팔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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