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긴다”“상황 알리라”/김 대통령,「자신감 강조」 주목 김영삼대통령은 15일 금융기관장들과의 오찬에서 『국민들이 안보불감증을 갖는 것도 문제지만 안보에 대해 불안감을 가져서도 안된다』며 『북한이 어떠한 도발을 해오더라도 하루아침에 제압할 수 있는 확고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북한의 전쟁도발징후는 없다』면서 『국방부와 외무부는 매일 안보상황변화를 국민들에게 알려 대처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최근들어 국민들사이에 퍼져가고 있는 전쟁불안심리를 없애고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실 요즘들어 국민들중에는 『전쟁이 정말 난다는 것이냐』고 묻는등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안보불감증을 씻으려다보니 오히려 위기감이 조성된 측면이 있다』 이날 상오 박관용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청와대수석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1시간 이상 토론이 벌어졌다.
회의분위기를 전한 주돈식공보수석은 『전쟁발발 가능성이 0.1%만 있어도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국민들은 전쟁불안심리에 빠지고 경제에도 어려움이 있게 된다』고 사안의 미묘함을 토로했다.
청와대는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유비무환의 대비태세와 안보경각심을 갖추되 전쟁공포에 빠지지 않는 것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는데 청와대의 고민이 있다. 청와대가 수석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도 이미 일부 국민들이 불안심리에 빠져 쌀과 라면등 생필품을 사들이는 사재기현상이 일어나고 방독면을 구입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수석들 자신이 받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불안심리를 자극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염려때문에 「전쟁대비태세」언급을 가급적 꺼리는 정부대응은 너무 소극적인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북한은 전쟁불사로 위협하는데 우리는 『어떻게든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식으로 나가면 처음부터 한 수 꿀리고 들어가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쟁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긴다』는 자신감을 국민들에게 불어넣는 것이 0.1%의 전쟁가능성에라도 대비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김대통령이 이날 국민들에게 상황변화를 알리라고 지시하면서 『북한이 도발해도 이긴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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