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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방 「춤60년」 공연을 보고/무용평론가 문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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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방 「춤60년」 공연을 보고/무용평론가 문애령

입력
199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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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무·낙 하나된 풍류의 절정”/감동으로 승화되는 명인의 예술혼/맺고 푸는 춤사위에 우리멋과 흥이… 이매방의 「춤인생 60년 기념 대공연」은 그가 중요무형문화재 「승무」와 「살풀이춤」의 예능보유자였기에 더욱 화려했다. 국립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오랜만에 가·무·낙이 일치된 우리의 풍류를 만끽했다. 우정출연한 명창 박동진과 이매방이 객석에 남겨준 교훈은 우리 것이 아주 매력있고 소중하다는 무언의 호통이었다. 명인들의 무대에서는 만인을 끌어당겨 요리하는 힘이 넘쳐 감동으로 살아났기 때문이다.

 「승무」는 고깔과 장삼의 춤이다. 입고 있기만도 거추장스러운 복장을 화려한 춤의 기교로 변형시킨 공연물은 그 숙련도가 곧 춤솝씨를 좌우한다. 대부분의 승무를 볼 때 느껴야 하는 불안감은 자못 심각하다. 장삼자락을 밟고 넘어지지나 않을까, 뒤로 넘긴 장삼이 몸에 감기지나 않을까, 마치 발끝으로 선 미숙한 발레리나를 보는 기분이다.

 명인의 춤은 이런 불안을 잊게 했다. 때로는 강한 힘이, 때로는 가벼운 살랑거림이 느껴지는 장삼의 율동은 스스로 춤을 만드는 생명체로 보였다.

 하지만 이매방류 승무의 절정은 아직 남아 있다. 혼이 들어있는 북춤이다. 기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북가락 장단은 팔이나 손의 몫이 아니다. 억제할 수 없는 내면의 소리들이 몸을 통해 발산된다. 장단을 지켜가며 그 안에서 자유로이 변주하는 그의 호흡은 명인의 경지를 암시하는 소리였다.

 또다른 무형문화재 「살풀이춤」은 살풀이 굿과 연결된 춤이다. 씻김굿의 이미지를 간직한 채 시작되는 초반부에는 귀기가 감돈다. 감정의 연결선이 지속됨을 발견하며 그의 특징은 꾸밈새보다는 표현적 춤사위에 있음을 느낀다.

 귀기가 풀리며 엇박의 어깨놀림이 시작되고 우리춤의 흥과 멋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장면과 부딪친다. 맺고 푸는 과정에서 보이는 몸짓의 여백이다.

 전반적으로 그의 춤사위는 조용하다. 고갯짓이나 어깨놀림이 거의 눈에 뛰지 않는다. 팔의 선도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모든 감정이 용해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멋이 연륜이고 춤이 곰삭은 맛이며 우리것이 소중한 이유였다.

 이매방이 명인인 몇가지 이유중 하나는 쉽게 상상되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 춤을 지켰다는 사실이다. 춤에 대한 집착은 곧 순수한 춤사랑의 정신이다.

 다음으로 탁월한 재능과 끊임없는 연습이 춤만을 고집한 그에게 명인의 칭호를 얻게 했을 것이다.

 「흥춤」에 출연한 제자들의 춤사위는 서로 매우 달랐다. 춤의 순서를 익히는 것과 춤을 전수받는 것의 혼동도 예상된다. 그들이 제각각 정통성을 주장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명인의 정신과 자세를 우선 익히는 진지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매방씨의 기념공연은 13·14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렸으며 지방공연은 16일 하오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18일 하오 7시 마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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