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건물 진화·인명구조 등 실시 제248차 민방위의 날 훈련이 15일 하오2시부터 20분동안 전국 읍이상 도시지역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특히 서울 대우빌딩등 주요도시 특정지역에서 전시 피폭을 가상한 인명구조등 사태수습훈련도 있었다.
92년 수해 지진등 방재훈련으로 전환된 지 2년6개월만에 전시대비훈련으로 전환된 이날 훈련에는 북한 핵문제로 인한 긴장분위기로 많은 시민들이 성실히 참여했다.
서울에서는 이날 공습경보가 발효중인 하오2시5분 중구 남대문로 5가 대우빌딩정문앞에서 화학탄 공격을 받았음을 알리는 노란색 연기가 피어오르자 소방서의 독성물질 제독반이 즉각 투입돼 제독작업을 실시하고 응급처치반과 구호반이 부상자 30명을 구출하는 상황훈련이 벌어졌다.
2시8분에는 대우빌딩 3, 9층이 피폭돼 검은색 연기가 치솟아 오르면서 화재가 발생, 소방차량을 동원한 화재진화, 인명구조, 전기 전화 수도긴급복구작업상황도 펼쳐졌다.
이날 인명구조작업에서 군 특수요원 출신 자원봉사자들로 이뤄진 119 구조대원들이 로프를 타고 내려오면서 창문을 통해 각 층을 점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을 구조하기도 했다.
이 훈련에는 소방차 16대 구급차 9대 복구차 6대등 차량 33대와 대우빌딩 연합직장민방위대 17개 기관의 2백여명을 비롯, 공무원등 4백여명이 참여했으며 대우빌딩내 사무실 근로자들은 지하 2층으로 대피했다.
대우빌딩앞 16차선도로도 훈련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자 달리던 자동차들이 일제히 우측차선에 정차하고 길가던 시민들은 가까운 대피소나 지하도로 신속하게 대피했다.
상가빌딩등이 밀집한 강남구 삼성동, 서초구 서초동등에서도 공습경보가 울리자 이동중이던 시민들이 통제요원의 지시에 따라 인근 지하도나 건물내부로 대피했다. 차량들도 일제히 정차했고 차안에 남아있던 승객들도 하차해 대피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날 자체적으로 화생방훈련을 실시, 인명구조 화재진화작업등과 함께 민방위대원 8명이 방독면 보호우의등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제독작업등의 시범을 보였다.【김삼우·김동국기자】
◎“핵·화학전때 행동요령 알아는둬야”/내무부 수정판 반상회때 배포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선언등 북한의 심상치 않은 핵동향으로 남북한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내무부가 15일 핵전 때의 행동요령등을 추가한 「전시국민행동요령」 수정판을 새로 내놓키로 했다.
오는 25일 반상회를 전후해 전국에 배포될 수정판은 18쪽짜리 소책자와 두쪽짜리 요약분등 두 가지. 내무부는 소책자 2만여부를 제작, 일선 시·도에 배포할 계획이며 요약분은 각 가구당 1부씩 나눠줄 예정이다.
전시행동요령 수정판은 83년 처음 제작된 구판과 비교해 핵전과 화생방전 때의 행동요령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 큰 특징이다. 예를 들면 「핵폭발시는 웅덩이·담벽등 엄폐물을 이용, 핵폭발 반대방향으로 신속히 엎드려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 「핵 폭풍이 완전히 멈춘후 일어나고 낙진이 예상되면 방독면을 착용하되 가급적 실외활동을 금한다」는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 기존판은 화생방 경보시 방독면을 착용하고 옷으로 피부를 가릴 것, 야외에서는 가능한한 높은 곳으로 대피할 것등을 지시하고 있을 뿐 핵전을 가상한 행동요령은 생략돼 있었다.
또 전시 피란 여부에 대해 기존판에는 『모든 국민은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국군을 도와 적과 싸우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고 돼 있던 내용이 수정판에는 『장거리 미사일개발과 차량홍수로 인해 6·25 때와 같은 무작정 피란은 오히려 화를 자초하니 유사시엔 집에서 방송을 들으며 정부의 안내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식량·연료등 생활필수품의 사재기 행위에 대해서는 『유사시엔 정부의 배급제실시에 협조해야지 사재기는 안된다』고 신·구판에서 똑같이 경고하고 있다.
내무부 전영국 민방위국장은 전시국민행동요령 수정판 제작등과 관련, 『전쟁의 양상이나 전략개념이 크게 바뀌어 이런 상황에 적시에 적응하기 위한 유비무환의 대비책』이라며 『결코 국민들에게 위기의식을 조장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송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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