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진 질문공세에 “매우 좋다”만 되풀이/미군측 현직대통령 준하는 삼엄한 경호 지미 카터전미대통령은 15일상오 부인 로절린여사와 수행·경호원등 12명과 함께 판문점을 통해 3박4일의 북한방문길에 오르며 특유의 미소를 만면에 띠고 손을 흔드는등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성명 또는 기자회견 없이 곧바로 북측으로 넘어가는등 말을 아끼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카터전대통령 일행은 제임스 레이니주한미대사등과 함께 승용차편으로 예정시간 보다 20분가량 빠른 상오10시10분께 판문점지역에 들어와 평화의 집에서 출국수속을 받으며 30분가량 휴식. 일행은 이어 주한미군 소속 쏘나타Ⅱ, 대사관소속 외교1 001001호 검은색 캐딜락승용차, 승합차 2대등의 순으로 승용차 4대에 분승, 70여명의 보도진이 대기하고 있던 군사분계선 앞에 도착.
가장 늦게 캐딜락에서 내린 카터전대통령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 짙은 회색 싱글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이를 모두 드러낸 특유의 미소를 만면에 띠고 한두차례 손을 흔들었으나 빗발치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기분이 좋다(SO GREAT)』라는 정도의 말만 되풀이.
○…비둘기색 투피스차림의 로절린여사는 가장 먼저 보도진에게 인사를 건넨뒤에는 말없이 카터전대통령을 뒤따르는 모습.
사진기자들을 위해 짧게 포즈를 취한 카터부부는 곧바로 5가량 떨어진 시멘트제 군사분계선 표식선위에 서서는 남과 북쪽을 향해 각각 3차례씩 번갈아 손을 흔들어 보이는등 수분간 지체.
○…카터전대통령은 지난79년 한국방문때 의정부주둔 캠프 케이시 주한미군영내에서 1박을 한 적은 있었으나 판문점은 초행길. 그는 또 이날 판문점을 통해 입북한뒤 오는18일 다시 판문점을 통해 우리측으로 넘어오게 돼있어 판문점을 통해 남북한을 「왕복」하는 최초의 외국인사가 된 셈. 지난해 애커만미하원 동아태소위위원장은 북경에서 입북, 판문점으로 우리쪽에 넘어왔고 부트로스 갈리유엔사무총장은 우리쪽에서 판문점을 통해 넘어간뒤 북경으로 출국했던 것.
○…북한측에서는 군사분계선 앞에 경비병 6명이 부동자세로 두줄로 늘어선 가운데 판문점 북한군대표부 박임수상좌등 3명의 북한장교가 카터일행을 영접.
그러나 북한 영접인사중 최고위인 송호경외교부부부장은 군사분계선에서 30여 떨어진 판문각앞 계단에 서있다가 카터일행이 걸어오는 것을 기다려 반갑게 인사. 카터일행은 함께 기다리고 있던 미CNN, 중국 신화통신, 러 이타르 타스통신 및 북한기자들에게 순식간에 휩싸여 포즈를 취한뒤 서쪽 통일각쪽으로 사라졌다.
○…이날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미군측은 현직대통령의 방문에 준하는 삼엄한 경비를 폈다고 한 관계자가 전언. 카터일행에는 미대통령경호실(SECRET SERVICE)소속 경호원 8명이 수행했고 지난13일에는 사전안전점검을 위해 경호원 2명이 미리 판문점을 통해 평양으로 향했다는 것. 단 클린턴미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는 공습에 대비, 미2사단의 대공미사일부대가 근접배치 됐었으나 이번에는 미사일은 배치되지 않았다는 후문.
○…카터전대통령이 입북한뒤 군사정전위 비서장 포레스트 칠턴미군대령은 레이니미대사를 대신해 성명을 발표, 『카터전대통령의 입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서 『북측에 일행의 안전보장을 요구했고 북측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수용의사를 밝혔다』고 짤막하게 전언.【판문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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