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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밤 홍두깨” 충격·당혹/교개위 본고사 폐지안 각계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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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밤 홍두깨” 충격·당혹/교개위 본고사 폐지안 각계 반응

입력
199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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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실험대상이냐” 분노/“조령모개식 고질적 발상” 반발/일부선 “과외부작용 해소” 찬성 「내년부터 당장 대입 본고사를 폐지하자」는 교육개혁위원회의 개선안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 교육계는 대체로 충격과 당혹, 그리고 분노를 나타냈다.

 막바지 수험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갑자기 무슨 날벼락같은 소리냐』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일선교사들은 『학생들을 실험대상으로만 여기는 조령모개식 발상의 극치』라고 개탄했다. 현행 입시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지적해 온 교육전문가들조차 『갑자기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배경을 이해할 수 없다』고 졸속도입에 따를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서울 잠신고학부형 김건일씨(53)는 『대입정책이 이런식으로 바뀌면 고통을 겪는것은 수험생뿐』이라고 원칙없는 교육행정을 나무랐다.

 수험생 고 선군(경문고)은 『수험생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개선안에 대한 방침을 빨리 밝혀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바란다』고 요구했다.문형찬군(영동고 3)은 『본고사가 없으면 입시부담은 줄겠지만 능력을 평가받을 기회가 적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규서울대자연대학장은 『다소 부작용이 있었다고 해서 대학에 돌려준 입시자율권을 1년만에 회수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줄 개선안은 재고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백명희입학처장은 『본고사를 위해 많은 인력을 동원해 선발방식과 시험제도를 연구하고 1백20여개 고교에서 간담회를 개최하는 한편 12일엔 모의 본고사를 실시, 3천7백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까지 했다』며 『갑작스레 본고사를 폐지한다니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서강대 김상현교무과장도 『개선안을 시행하더라도 3∼4년이상의 충분한 검토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세대 한준상교수(교육학과)는 『본고사는 시험만으로 학생을 뽑겠다는 대학의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인해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며 『수능시험의 변별력을 높이는 방안등이 충분히 연구돼 왔으므로 이번 개혁안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휘문고 허삼천교사는 『서울지역 대학의 대부분이 본고사를 채택함에 따라 수험생 절반이 본고사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며 『보완작업을 거쳐 본고사제도가 정착되도록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일선 교사들도 같은 견해를 나타냈다.

 상문고 편광범교장은 『고액과외등의 부작용을 없애고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개혁안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혁안 찬성자들도 교육정책을 느닷없이 바꾸는것은 문제로 지적하고 『최소한 고교 1년때부터 시험형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성학원 홍성오원장(63)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시험을 한번만 치르는 것에 대해선 찬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일학원 정기성상담실장(61)은『고교입시에도 본고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 상황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발상』이라고 말했다.【정덕상·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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