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수많은 「눈」 끄는 “쇼윈도 조각가” 신원의 디스플레이어 전지현씨(25·사진)는 쇼윈도가 그의 일터다. 길거리의 수많은 「눈」을 끌어 당길 수 있도록 쇼윈도를 멋지게 꾸미는 것이 그가 해야할 작업이다.
전씨는 업체간에 벌어지는 치열한 패션전쟁은 『길거리에서부터 먼저 시작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길거리를 지나가다 쇼윈도에 진열된 상품을 보고 상품정보를 얻거나 구매의욕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씨는『쇼윈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디스플레이어가 새로운 전문직종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디스플레이어는 상품이미지와 전반적인 패션흐름까지 보여줄 수 있도록 종합적인 감각으로 쇼윈도의 전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야 한다. 매장의 위치와 크기에 맞게 쇼윈도에 내놓을 상품도 신중히 골라야 하고 각종 장식소품들과 함께 조명의 밝기와 색상도 결정해야 한다. 그만큼 디스플레이어는 창의성이 강한 직업중의 하나라고 전씨는 강조했다. 망치를 들고 못질을 해야 하는 일도 그가 맡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중의 하나다. 건국대 공예과를 나온 전씨는 일을 하다보면 자신이 쇼윈도라는 하나의 작품을 「조각」해내는 예술가라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전씨의 작업은 주로 밤늦게 시작된다. 영업이 끝난 다음에야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과 일욕심도 남다르다는 그는 밤늦도록 땀흘려 꾸민 매장을 혼자 남아서 바라보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씨는 『우리 디스플레이수준은 미국과 일본등 선진국의 것을 모방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시장개방에 대비, 한국적인 기법을 개발해 디스플레이분야에서도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글 김병주기자·사진 이기롱기자>글 김병주기자·사진 이기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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