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재미사업가 행세 여성100여명 농락/「한국판카사노바」처벌 가능할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재미사업가 행세 여성100여명 농락/「한국판카사노바」처벌 가능할까

입력
1994.06.13 00:00
0 0

◎“통념상 엄벌” 불구 피해자고발·꼬투리 없어/검찰 “자칫하면 선의피해” 묘안짜내기 고심 1백여명의 여성을 농락한 「한국판 카사노바」 나모씨(46)의 사법처리는 가능할까. 서울지검은 11일 나씨의 엽색행각을 알고 돈을 뜯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된 박민수(32) 김익중씨(41)등 2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씨의 여성편력을 밝혀냈으나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나씨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엄벌의 대상이지만 친고죄 성격이어서 여성피해자(?)의 고발이 없으면 처벌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나씨와 성관계를 가진 K모(23) L모양(24)등 대졸여성직장인 2명이 12일 검찰조사에서 『나씨와의 잠자리는 내가 원해서 가진 것』이라고 진술, 검찰은 일단 나씨를 귀가시킬 수밖에 없었다.

 검찰은 그러나 13일부터 나씨 수첩에 적힌 3백50여명 가운데 나씨가 성관계를 가진 1백3명을 상대로 성관계의 강제성 여부, 금품갈취 여부, 혼인빙자 여부등을 캐낼 방침이다. 나씨가 미혼이긴 하나 여성 2명 이상을 동시에 만나면서 혼인할 것을 약속했다면 형법상 혼인빙자간음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씨는 이런 사태까지 대비, 2명의 여성을 동시에 만나며 즐긴 적이 거의 없고 3∼4차례 관계를 가진 후 파트너를 교체했다. 그의 엽색행각이 너무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어서 검찰은 1백3명의 여성들을 함부로 조사했다간 가정파탄등 선의의 피해까지 겹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일요일인 12일에도 수사회의를 갖고 사법처리의 묘안을 찾고 있다.

 지방도시에서 고교 졸업후 상경한 나씨는 서울에서 의류장사로 큰 돈을 벌어 한때는 80여억원의 재산을 갖기도 했다. 그는 80년대초부터 서울 모여대 주변 고급 레스토랑에서 재미교포사업가로 행세하며 여대생등을 유혹, 강남의 프랑스요리집과 유명의상실을 돌아다니며 선심공세를 편 뒤 이탈리아제가구로 장식된 서초구 반포동 자신의 아파트와 호텔을 돌며 성관계를 가져왔다.

 나씨는 검찰에서 『그랜저를 타고가다 길가에 서있는 근사한 여자에게 집까지 태워주겠다고 하면 대부분 동승했다』며 『그동안 내 신상을 알려주고 명함을 주면 다음날 틀림없이 전화연락이 와 동침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해 수사관들을 놀라게 했다.【황상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