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87년 호황때 도약실패 되풀이 않으려면…/인력난 심화·인플레압력 가능성/SOC 확충하되 경상비 줄여야/86∼87년재테크풍조 만연·경공업 과도성장 초래/89∼90년물가폭등·경상수지 악화등 불균형 확대 한국은행은 9일 앞으로 경제정책은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상수지 적자를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내에서 성장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앞으로 경제의 안정기조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86∼87년의 호황을 경제내실화와 구조고도화의 기회로 활용하지 못해 대외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었던 전례를 다시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앞으로 경기상승과 함께 인력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고 통화면에서 인플레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 통화증가율을 올해 목표하한선(14%)에 최대한 가깝게 운영해야 하며 사회간접자본 확충노력은 강화하되 경상비의 지출은 가급적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노동력 부족이 앞으로의 경기상승에 장애물이 될것으로 전망, 직업알선 근로자전직훈련 기능인력양성등 원활한 인력수급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이번 경기상승기와 80년대 후반 두차례 상승기와의 비교」라는 보고서에서 93년부터 시작된 이번 경기상승은 수출증가와 설비투자 회복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86∼87년의 상승기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출신장세 통화안정기조 노동공급여력등을 보면 이번 경기상승기의 여건이 86∼87년에 비해 불리해 이번에는 물가 및 국제수지에 대한 부담이 86∼87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의 경우 86∼87년 경기상승기에는 87년에 가서야 해외통화 증발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났고 89∼90년 상승기에는 내수과열등으로 물가가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는데 이번에는 89∼90년에 비해서는 낮으나 86∼87년보다는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최근 세계경제의 회복과 함께 국제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민간소비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물가불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86∼87년중 재테크 분위기가 만연되고 환율절상이 소폭에 그침에 따라 경공업이 과도하게 성장하는 결과를 가져와 89년 들어 3저현상 소멸과 후발개도국의 공업화로 국내산업은 경쟁력을 상실해 급격한 경기위축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또 재정면에서는 흑자가 늘었으나 이를 사회간접자본 확충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90년대 들어 물류비용의 상승과 이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고 기업은 대외여건의 호전에 따른 호황에 안주해 기술 및 신제품 개발, 생산성향상 노력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또 89∼90년은 노사분규 급증 부동산가격 폭등등 총체적 위기론이 등장하면서 2백만호 주택건설등 내수위주의 경기부양책이 실시된 결과 물가폭등과 경상수지 악화와 같은 대내외 불균형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번의 경우에는 급격한 경기위축에 대응해 92년 하반기 이후 건축규제 완화등 투자촉진책을 추진했으며 93년말부터는 금융실명제 실시와 2단계 금리자유화 실시등 제도개혁 추진과정에서 일시 늘어난 통화의 환수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은은 분석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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