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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시 성큼… “상상이 현실로”(21세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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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시 성큼… “상상이 현실로”(21세기 한국)

입력
199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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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타고 백m아래 “땅속 출근”/곳곳 자연광 소공원… 지상만큼 쾌적 서울근교 전원주택에서 아침 일찍 출근길에 나선 회사원 김모씨는 고속철도를 이용, 20분만에 서울역에 도착한뒤 지하도시용 엘리베이터를 갈아 탄다. 지하 1백에 이르러 엘리베이터문이 열리자 광섬유와 특수 대형렌즈를 통해 흡수된 태양빛이 지상과 다름없이 넘쳐 흐르고 각종 화초와 나무가 무성하다.

 상가와 사무실, 스포츠센터 공연장등이 밀집한 지하공간에는 시청 용산 여의도등 각 방면의 모노레일 전기자동차등이 출근길 시민들을 실어나르느라 분주하다. 전기버스를 타고 지하고속화도로를 이용해 여의도의 지하사무실에 도착한 김씨는 음악을 틀어놓고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모르타르등 특수물질을 칠해 놓은 벽은 방음효과가 완벽하고 실내는 항상 섭씨 18도, 습도 40%를 유지해 지상 못지 않게 쾌적하다.

 멀지 않아 현실로 다가올 미래 지하도시의 한 장면이다.

 서울은 현재 전국토의 0.6%에 불과한 좁은 면적에 전체인구가 4분의 1이상이 집중돼 있어 지상개발만으로는 날로 악화되는 교통·환경문제의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쾌적한 주거·생활공간 확보를 위해 지하공간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서울시는 이미 96년부터 2011년까지 4개노선 60의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한편 여의도광장에 국내 최초의 지하타운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도6백년기념사업으로 추진중인 여의도 지하타운은 여의도광장 지하에 국내 최대의 주차장등 편의시설과 스포츠센터·도서관·전시관·식당등 문화·교육시설을 배치하고 지하도시 곳곳에 자연광이 들어올 수 있는 소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해말 대한국토·토목학회의 용역을 통해 2001년부터 2021년까지의 「서울지하공간이용 기본구상안」을 마련,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적극 검토중이다. 이 구상안은 시청앞·남대문·서울역·잠실·신촌·청량리등 도심및 부도심과 지하철역세권등 21곳에 첨단정보·상업·업무·레저시설을 갖춘 대규모 지하도시 건설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시청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남대문역을 잇는 도심지역에 지하 5층규모의 지하광장를 조성하고 지하순환도로, 첨단고속철도인 리니어 모니카를 신설해 지하공간내의 순환교통체계를 갖추도록 했다. 또 청계천의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지하 3층 규모의 공간을 조성, 대규모 지하주차장과 지하도로를 건설하고 용산역일대의 철도부지와 공작창부지에 대규모 상업시설과 첨단 정보시설을 갖춘 지하도시를 개발토록 했다.

 대학가가 밀집된 신촌일대는 로터리 지하를 문화광장·소극장·지하공원·전시관등을 갖춘 대규모 문화공간으로 개발하고, 남대문지구는 재래시장·상공회의소·은행등 상업·금융기능과 연계해 업무·유통공간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지만 지하와 지상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지하철과 지하도로를 통해 전기자동차·모노레일등 무공해 차량이 질주하고, 상업·주거기능을 갖춘 지하공간에서 쾌적하게 생활하는 지하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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