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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어 멀고먼 국조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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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어 멀고먼 국조 “재확인”

입력
1994.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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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사위 대구시청·동화사 문서검증/정치자금 전용여부 단서못찾아/“80억행방몰라 수행승려에게 묻나” 불쾌한 반응/시비34억지원근거 추궁에 “관광산업 발전” 답변 상무대 국정조사를 계속중인 국회법사위는 7일 대구시청과 동화사를 방문, 동화사 대불공사와 관련한 문서검증을 벌였다. 수표추적이 실패로 끝난 가운데 실시된 이날 검증에서 야당의원들은 대불공사명목의 자금중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 추궁했으나 역시 뚜렷한 단서를 찾지는 못했다.

 의원들은 대구시에 이어 하오4시부터 시작된 동화사 문서검증에서 무공주지스님을 상대로 대불공사 자금조달문제등을 집중 추궁했다. 지난달말 부임해 마침 이날 정식취임식을 가진 무공스님은 『부임후 대불공사의 내용을 확인하려했으나 관련서류를 현철스님이 검찰에 제출했다는 얘기만을 실무자로부터 들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에 야당의원들은 일제히 『검찰은 서류를 압수하지 않았다』며 서류의 행방을 따졌다. 정기호의원(민주)이 『검찰압수목록에는 동화사 서류를 압수했다는 흔적이 없다』고 의문을 표시하자 무공스님은 『그렇게 문책하면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라며 『현철스님과 서류는 불가분의 관계일 것』이라고 말해 서류가 중간에서 사라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병선의원(민주)은 『국방비를 횡령하는 것은 이적행위나 다름없다』면서 『이같은 자금이 존엄한 대불공사에 사용됐을리가 없다』고 조기현전청우종합건설회장이 시주했다는 80억원이 정치자금으로 제공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구출신의 유수호의원(국민)도 『불교계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80억원이 어디로 갔는지 꼭 밝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무공스님은 『국정조사의 목적이 불교를 정치도구화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돼 유감』이라며 『80억원이 적은 돈이 아닌데 그 향방을 몰라 산에서 수행하는 승려에게 묻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공스님은 또 서의현전총무원장의 역할과 관련, 『공사추진 당시 서원장이 50억원을 알아서 조달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서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의원들은 대구시청 문서검증에서 동화사 대불공사에 내무부 특별교부세 및 시비등 34억8천만원이 지원된 경위를 따졌다. 야당의원들은 특히 『특정종교의 공사에 34억여원이라는 거액을 지원한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당시 노태우대통령등 고위층으로부터 특혜압력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정대철의원(민주)은 『전통사찰보존법상 정부지원은 훼손이나 보수의 경우에만 가능하다』면서 『통일대불은 신축인데 무슨 근거로 지원했는가』라고 물었다. 정의원은『6공때의 대구정서상 당시 노대통령의 지시 없이는 지원이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시 지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조해녕대구시장은 『동화사대불공사는 단순히 종교사업이라기 보다는 관광산업등 지역발전을 고려한 것』이라며 『상부로부터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고 다소 애매하게 답변했다.

 법원이나 검찰 등 다른 기관에 대한 문서검증에 비하면 이날 검증은 상무대국정조사 시작이후 가장 순조롭게 진행된 편이다. 그러나 내실은 거의 없었다. 멀고 먼 국정조사를 다시 확인케 했다.【대구=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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