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지·물가 “암운” 신 3저기조(저유가 저금리 저환율)가 퇴조하고 고유가 고금리 고원자재가의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달러화약세(엔화강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해 이후 바닥권을 맴돌던 유가와 금리는 이미 신 3저이전상태로 되돌아갔고 원자재값마저 연일 급등하고 있다.
국내 경기회복의 밑거름이 됐던 3저구조가 해체돼 기름값과 돈값이 뛰고 원자재값마저 치솟는다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선 심각한 타격을 입지않을 수 없다.
7일 한국은행에 의하면 올들어 배럴당 14달러안팎을 오르내리던 국제원유가격은 지난 6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기준으로 18달러11센트를 기록, 유가하락이 시작된 작년 9월수준으로 환원됐다. 국제금리 역시 이날 기준금리인 리보 3개월물이 전년말대비 1.1%포인트이상 오른 연 4.56%에 거래됐다. 엔화만이 그럭저럭 달러당 1백5엔대의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신3저구조는 하나의 기둥(저환율)만 남긴 채 모두 허물어져 버린 셈이다.
유가상승속에 기타 원자재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밀가루 옥수수 비철금속 천연고무등 국제원자재 가격동향을 나타내는 로이터상품지수는 6일 현재 1천9백74.5포인트로 작년말(1천6백64.5)보다 18%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작년초 이래 계속된 신 3저는 막을 내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 경기회복으로 산업생산과 직결된 원자재·원유수요가 늘어 이제 가격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투기성자금들이 침체된 자본시장에서 이탈, 원유 및 상품선물시장에 대거 몰려들면서 유가와 원자재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세계 자본시장을 좌우하는 미국이 긴축을 위해 국내금리를 연속인상함으로써 국제금리도 더이상 하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국제원유 및 원자재값의 상승은 수입물가상승으로 이어져 국제수지를 악화시킨다. 전체 수입액중 원유 및 원자재비중이 53%나 되는 우리나라에선 더욱 그렇다. 신 3저기조속에서도 1·4분기중 25억달러나 적자를 기록한 경상수지는 원유·원자개값의 상승으로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기름값과 원자재값이 오르면 물가도 불안해진다. 수입원자재로 만드는 물건의 값이 올라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리고 수출품단가도 높여 경쟁력 자체를 위협한다.
원유 및 원자재값의 상승이 국제수지와 물가에 반영되려면 통상 3∼6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고금리 고유가 고원자재의 국제경제환경은 하반기 우리나라의 물가와 국제수지, 나아가 성장과 국제경쟁력유지에 그만큼 위협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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