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약발효후 힘갖춘 첫 입법부 “주목”/사회당계-중도우파 각축 의석분포 관심 오는 9일부터 나흘간 실시될 이번 유럽의회선거를 앞두고 유럽대륙이 선거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향후 5년간 유럽의회에서 일할 5백67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2억6천8백만명에 달하는 유럽연합(EU) 12개회원국의 유권자(18세 이상)가 참여하는 대규모 직접선거다.
특히 이번 유럽의회선거는 작년 11월1일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발효 이후 실질적인 권한을 지닌 유럽연합(EU)의 입법부를 처음으로 구성한다는 점에서 큰 상징성을 띠고 있다.
지난 58년 창립한 유럽의회의 권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극히 제한적이었다. 유럽의회는 그간 EU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대해 정책권고나 예산안을 심의하는등 제한된 기능만 수행해 왔다.
하지만 유럽통합의 초석인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발효로 유럽의회는 향후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이 조약에 의해 EU는 ▲집행위원 임면권 ▲EU관련 국제조약의 승인권 ▲교육과 환경, 의료와 소비자보호등 일부 EU법제정에 대한 비토권과 수정권한등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EU의 공동외교정책, 정치망명자 처리문제등 개별회원국의 공조가 필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도 유럽의회의 영향력이 미미한 현실이다.
현재 유럽의회는 사회보장제도와 노동자의 인권보호등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사회당계열그룹(1백98석), 경제활성화와 실업해소를 위해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중도우파격인 국민당(EPP·1백62석)이 양대세력으로 군림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보호를 외치는 녹색당계열 그룹등 10여개의 군소정당이 난립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정계의 관심은 사회당계열과 EPP등 2대세력의 의석분포수가 이번 선거를 통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쏠리고 있다. 유력시사주간지인 유러피언지는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사회당계열은 이번 선거에서 약 40%의 득표율로 2백29석, EPP는 32%의 득표율로 1백80석을 각각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배경은 의석수가 많은 영국에서는 실업등 경제침체로 인해 집권 보수당의 인기가 하락한 반면 독일, 그리스등에서는 사회당에 대한 국민지지가 상승국면에 있기 때문이다. 정치분석가들은 이같은 사회당계열의 우세속에 녹색당등 군소정당의 약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향후 유럽의 정치기류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주목되고 있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독일과 내년 봄 대통령선거가 예정된 프랑스에서는 이번 선거가 국내선거의 전초전 성격도 띠고 있으며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는 국내 정국의 향방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89년 선거로 구성된 현유럽의회의 의원수는 5백18명.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에든버러 EU정상회담에서 독일통일을 감안해 증원키로 합의한데 따라 49명의 의원을 더 뽑게 됐다.
유럽의회의 총의석수는 회원국의 인구비례에 따라 독일 99명,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각각 87명,스페인 64명, 네덜란드 31명, 포르투갈 그리스 벨기에 각각 25명, 덴마크 16명, 아일랜드 15명, 룩셈부르크 6명등이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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