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신드롬」은 심술。은 날씨같다. 어느때는 맑게 개는가 하면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온다. 내일을 예상하고 대처해 나가기가 어렵다. 6월중 미국과 북한의 제3차 고위급회담이 순조로울 것같더니 유엔안보리가 나서고 경제제재쪽으로 급선회를 하고 있다. 북한의 벼랑끝외교가 또다시 한반도에 긴장을 자초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북한핵문제를 럭비공으로 비유한다. 정부의 통일관계자가 『어떤 방향으로 공을 차고 뛰어야 승리할 지 정말 다음 단계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지루할 것같다. 미국함대들이 이란의 유조선이 북한으로 가는 길을 봉쇄하겠다고 나서고 북한측은 『자주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우리인민을 압력과 강권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맞대응할 상황도 짐짓 예상이 된다. 하루빨리 북한은 연료봉교체중단과 재검증을 통해서 한반도전쟁설의 진원을 스스로 막아야 한다.
한국의 통일논의는 백가쟁명이다. 극단보수에서 급진좌경, 그리고 강경파 온건파 교류파 낭만파 대화파 응징파등 각양각색이다. 물론 정부와 여당내에서도 당근론과 채찍론으로 갈려진다. 영호남의 지역감정처럼 보수와 진보사고등 국론분열의 조짐이 나타난다. 정부와 국민사이에 대북정책에 혼선이 오는 동안 한반도문제는 당사국의 뜻을 떠난채 강대국이 일방적인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재미학자 이정식박사(펜실베이니아대학·정치학)는 한국국제정치학회 학술세미나(5월27∼28일)에서 『한국이 흡수통일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평화공존통일론을 따르는지 타깃을 정하고 현실적이며 냉정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서 참석자의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야당인 민주당은 「남북통일과 21세기의 한국」이라는 주제의 제1백회 정책토론회(5월31일)를 개최, 미·중·일·러시아의 전문가로부터 핵문제 및 통일로 가는 값진 이야기를 들었다. 첫 발제자인 샐리그 해리슨씨(미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는 「연방제인가 흡수통일인가」라는 제목에서 『북한에는 채찍보다 당근이 훨씬 효과적이다.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은 북한에 연락사무소 설치·휴전협정의 평화협정대치·무역과 투자등 경제지원』을 강조했다. 러시아의 미하일 티타렌코박사(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소장)는 『북한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의 태도가 중요하다. 제재보다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은 보다 관대하며 자주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국대학생 정여빈군(22·버클리대)이 빌 클린턴대통령에게 『북한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지 군사제재는 조국에 재난이 온다』고 편지를 썼다. 미국은 여론을 존중하는 나라이다. 편지하나하나를 정책에 반영하기도 한다. 우리도 정부의 정책혼선만 탓하지 말고 나의 의견을 편지로 써보내자. 정부는 그 여론을 수렴, 일관되고 객관적인 통일방안을 밀고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빈대를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울 때는 아니다. 7천만을 담보로 하는 전쟁이 또다시 한반도에서 일어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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