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평창동 삼각산 중턱에는 멀리서 보면 지붕만 남아있는듯 대지에 깊숙히 들어앉은 집이 한 채 있다. 도로에서 7∼8 경사진 대지에 순응하기 위해 현관과 손님방 반층 아래에 주요공간인 거실 안방 단란실을 두었고 또 반층 아래에 식당과 부엌 창고를, 그 아래로 아이들방과 가족실을 두었다. 테라스를 통해 앞마당으로 내려가는 곳에 지하층 온실을 두어 비탈진 지면을 부드럽게 소화했고 충분하고 여유있는 마당을 만들었다.
모든 생활공간은 남향으로 면해 밝고 따뜻한 햇빛을 받아들이게 했고 어느 창으로 보나 산과 숲, 소나무와 마당의 꽃나무들이 보이도록 했다. 큼직하게 나있는 앞뒤창을 마주 열면 시원한 바람이 통해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치 않을 정도다. 벽과 천장지붕에는 단열재를 사용했고 창도 복층유리로 돼 있어 더위와 추위를 경제적으로 막아준다. 내부재료는 호화재 대신 실용적인 것을 사용해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냈다. 중앙의 원형계단과 경사진 거실천장이 실내에 변화와 악센트를 준다. 가구는 가능한 한 전통적인 우리가구로 좌식생활에 맞도록 장식했다. 또 주부를 위한 공간을 2층에 두어 취미생활과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지면적 1백80평, 건축면적 42평. (주)정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정식씨 작품.【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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