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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산업」유치 “동분서주”/“동남아경제 노동집약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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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산업」유치 “동분서주”/“동남아경제 노동집약시대 끝났다”

입력
1994.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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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다국적기업엔 각종 특혜 「피플스 파크(PEOPLES PARK) 쇼핑센터」는 싱가포르에서 값이 싸기로 유명한 곳이다. 전자제품상점에는 소니 아이와 파나소닉등 일본 유명제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날렵한 외양의 소니 워크맨을 뒤집어 본다. 어김없이「메이드 인 말레이시아」가 나온다.

 동남아에 세계각국기업의 현지공장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저렴한 임금때문에 우리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다. 동남아는 노동집약산업의 대명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동남아 각국은 아직도 외국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대상은 바뀌었다. 노동집약산업은「노 생큐」이다. 기술집약산업에 손짓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임금수준이 점차 높아지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국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술·자본집약산업유치가 유리하다는 판단때문이다. 

 하이테크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특혜를 많이 주기 때문에 일본 미국등 선진국 기업들은 앞다퉈 이들 동남아 국가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있다. 현지법인에는 제도적인 특혜외에도 여러가지 이점이 주어진다. 말레이시아 소니공장이 제품을 싱가포르에 내다팔면 우선 운송비가 줄어든다. 동남아국가끼리는 관세도 적다. 이 지역의 전반적인 고속성장 때문에 시장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동남아국가들은 기술산업을 유치하면서 면세등 특혜도 주지만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기술이전이다. 기술을 주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말레이시아 마하티르총리는 지난 3월 국민차 합작기업인 미쓰비시에 대해『기술이전이 너무 늦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미쓰비시가 기술이전에 계속 미온적일 경우 다른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동남아국가들은 그러나 반드시 기술이전이 아니더라도 기술산업을 유치할 경우 경제발전에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관보조산업이 발달하고 많은 기술인력이 양성된다고 보는 것이다. 

 싱가포르 국립전산원의 모한 미르와니씨는『싱가포르에는 많은 다국적 컴퓨터기업 및 연구개발기관이 들어와있으며 그들은 기술숙련등 인력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정부는 더 많은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가능한한 모든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도 반도체 전자제품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유치에 적극적이다. 말레이시아는 86년 외국인기업에 특혜를 주는 투자장려법을 제정했다가 91년 개정했다. 기술산업은 장려하고 노동집약산업에 대한 특혜는 없애는 방향이었다. 그후 외국인 투자는 하이테크쪽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일본대외무역기구(JETRO) 콸라룸푸르 지점의 이케시다씨는『말레이시아에 대한 일본기업들의 투자는 점점 말레이시아 정부가 요구하는 하이테크분야로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도 기술개발에 직접 관련된 사업에 대해서는 8년간 법인세를 면제하는등 적극적인 기술산업유치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기업의 경우 제조업투자중 전기 전자 석유화학등이 42.4%를 차지, 태국정부의 기술집약산업 유치노력을 반영하고 있다.【방콕=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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