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활동 최대로 보장 『한국은 외국자본을 매판자본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는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는「종자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아세안 국가의 투자유치를 담당하고 있는 각국 고위 관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들 나라들은 외국투자기업들이 기업경영활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적의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기계획을 세워 해마다 엄청난 규모의 사회간접시설을 건설하고, 과실송금을 보장하며,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등「손님」을 불러들이기 위한 투자 분위기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자본 끌어 들이기」의 중책을 맡고 있는 각국의 관련 부서들은 일급호텔의 리셉션 데스크 이상으로 친절하고 적극적이다. 기업으로 하여금 투자를 결정하게 만드는 다양한 혜택도 부여하고 있다.
각종 행정규제와 전반적인 불친절로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하러 왔다가도 발길을 되돌리며, 이제는 그나마도 찾는 기업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와는 전혀 딴판이다.
싱가포르의 경제개발청(EDB)은 자국산업에 필요한 업종을 유치하기 위해 직접 해외로 찾아 나설뿐만 아니라 투자문의가 들어 오면 기업설립에 필요한 모든 정보와 편의를 동시에 제공한다. 기업이 자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신기술을 갖고 있거나 국제적인 조직망의 사업본부일 경우는 5∼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 주는등 사안별로 혜택을 주고 있다. 싱가포르는 교통, 통신 등 공공사업과 금융 보험 맥주 담배업종등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외국기업이 자국기업과 다름이 없는 기업활동을 할 수 있게 보장한다.
말레이시아 산업개발청(MIDA)은 국내외에 설치돼 있는 지점을 통해 투자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수상을 비롯한 정부관료들이 MIDA직원이라고 할 정도로「전방위」투자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집중적인 자본투자 및 고도의 과학기술을 요하는 기업에는「개척자격(PIONEER STATUS)」을 부여해 세금을 완전히 감면해주는등 세제상 특혜와 수출시 부여되는 인센티브, 각종 투자장려책 등을 마련해 외국기업을 유혹하고 있다.
태국도 투자청(BOI)을 통해 해외자본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상실 산하의 BOI는 투자장려 승인기준을 마련해 그 기준을 충족할 경우 투자특혜인증을 발행하는 일이 주업무이다. 일단 BOI의 보장을 받으면 수입관세 감면 및 환급, 세제상 특혜등 각종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각각 투자조정위원회와 투자청을 설립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투자제한분야를 축소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유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필리핀도 91년「신외국인 투자법」을 만들어 제한품목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 1백%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는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
아세안국가들은 해외자본의 유치를「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단시간 내에 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로 여기고 있다.『허허벌판에 외국 돈으로 공장을 만들면 그 공장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레이 아 온 MIDA 산업진흥담당 부책임자의 농담 섞인 말에서 아세안 국가들의 외국자본 유치에 대한 시각을 엿 볼 수 있다.【콸라룸푸르=황상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