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누명 이군은 결백 밝혀져/알리바이 입증… 단독범행 결론 「재산상속을 노린 부모살해」라는 희대의 패륜범행을 저지른 박한상군(23)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는 2일 현장검증을 끝으로 박군의 단독범행으로 일단락됐다.
박군의 자백으로 시작된 경찰의 공범수사는 친구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자백만으로 심증을 굳히고 무리한 수사를 계속하다 증거를 찾지못한 가운데 박군이 공범자백을 번복하자 맥없이 끝나 버렸다.
박군이 공범으로 지목했던 이모군(23)은 3일간의 경찰수사결과 결백함이 드러났다.
수사결과 사건 당일 이군은 하오3시께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 당구장에서 친구들과 당구를 치다가 하오10시께 귀가, 자신의 집에서 누나와 함께 비디오를 보고 잔 사실이 확인돼 알리바이가 입증됐다. 박군은 이군이 공범이라고 허위자백할 때 사건당시 이군이 갈색 줄무늬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조사결과 이군은 신사복바지와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음이 확인돼 박군의 거짓말이 확인됐다.
결국 이군은 「물증은 없고 심증만 앞세운」 수사로 인해 본의 아니게 이번 사건 최대의 피해자가 돼버린 셈이다.
공범이 있다고 허위자백한 이유에 대해 박군은 『죄를 덜어보려고 꾸며댔다』고 밝혔다. 경찰에 연행되기 직전 TV뉴스에서 공범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보도를 보고 공범이 있으면 죄가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고교 동창생이고 귀국할때 자동차로 공항에 마중까지 나와준 친한 친구를 끌어들인 이유는 『이군이 친구 가운데 제일 착해 만만히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모를 살해한 패륜아는 친구마저 파멸의 수렁으로 끌어들이려 한것이다.
현장검증에 앞서 있은 검사신문에서 박군은 단독범행이었다고 진술한 뒤 현재 심정이 매우 괴로우며,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는지 자신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장검증을 지휘한 검찰은 『박군의 범행재연이 자연스럽고 이전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 특별한 행동을 발견할 수 없어 단독범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숨진 아버지 박순태씨의 손에 칼을 막다 생긴 상처가 있고 어머니에게서는 반항흔적이 전혀 없었던 부검결과가 혼자 방에 들어가 어머니를 먼저 찌르고 잠을 깨 저항하는 아버지를 찔렀다는 박군의 진술과 일치, 단독범행의 신빙성을 더해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군은 침대 왼쪽에서 자는 어머니의 목을 먼저 찌른 뒤 신음소리에 잠이 깨 『이게 뭐야』하고 소리치는 아버지를 찔렀다고 진술했었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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