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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성장속 빈부격차 “그늘”/경제적 변화(중국의 오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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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성장속 빈부격차 “그늘”/경제적 변화(중국의 오늘:중)

입력
199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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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파 「유혈진압식」 운용/중앙-지방 새갈등 야기도 천안문사태의 비극은 중국정치를 얼어붙게 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치겨울」이 가져다 준 이 「강요된 안정」은 국민들의 에너지를 경제발전쪽으로 집중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지난 5년간 중국의 경제발전은 「눈부시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89년 1조5천90억7천만원(1백63조원)이었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3조1천3백80억원(3백39조원)으로 꼭 배가 늘어났다.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92년, 93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12.8%와 13.4%로 두자리수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12억인구인 거대한 중국의 이같은 고속성장은 지역간 빈부격차의 확대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서방선진국들 사이에 「중국위협론」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현기증나는 것이었다.

 89년 당시만해도 북경에서 택시는 외국인전용이었으며 내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5년 후인 현재 북경거리를 누비는 6만대의 택시는 북경시의 여객부담률 13.7%를 차지하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전락」했다. 호텔 고급식당과 백화점의 주요 고객이 내국인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한마디로 중국인들은 5년전보다 훨씬 잘살게 되었고 또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 

 외국의 투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계약기준으로 89년 56억달러에 불과했던 해외로부터의 투자액은 지난해 1천1백9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중 실제 투자된 액수만도 2백57억6천만달러이다.

 이같은 중국의 현실은 천안문사태의 「정치적 패자」인 조자양을 「경제적 승자」로 만들고 있다. 천안문사태 당시 지도부의 분열은 결국은 경제정책방향을 놓고 보혁간에 벌인 첨예한 대립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87년 10월 중국공산당 13차 당대회당시 조자양총서기는 중국이 「사회주의 초급단계」에 있다는 상황인식의 기초위에 「사회주의 상품경제론」이란 이론으로 차별발전전략의 지속, 선부현상의 용인, 불로소득의 용인을 제창했다. 그리고 88년초부터 가격개혁을 단행, 중국경제의 구조변화를 모색했던 것이다. 그러나 조자양의 가격개혁은 사재기열풍에 따른 광란의 인플레로 보수파의 역공을 받게 되고 「치리정돈」을 내세우는 이붕총리에게 경제발언권을 점차 빼앗겨가는 상황에서 천안문시위가 일어났던 것이다. 결국 조자양의 반격은 최고실권자인 등소평의 반대로 좌절됐다는 것이 경제정책적 측면에서 바라본 천안문사태이다.

 천안문사태이후 중국의 경제정책운영방향은 치리정돈시기를 거친 이후 92년초 등소평의 남순강화를 계기로 전면적 시장화라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룩했고 92년 10월 중국공산당 14차 당대회(14대), 93년 7월 주용기의 굉관조공(거시적조정), 그리고 93년11월 14기3중전회를 거치면서 남순정신의 구체화와 실천작업이 본격화되었다. 

 천안문사태로 경제정책운영을 장악한 보수파들은 시위대를 유혈진압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운영해나갔다. 과열된 경제를 진정시키기 위해 「수도꼭지를 잠그듯이」 과거와 같은 시장질서를 부정하다시피한 통제경제식 운영방식을 채택했던 것이다. 그 결과 물가는 잡혔으나 (90년 2.1%, 91년 2.9%, 92년 5.45%) 경제는 전반적으로 활기를 잃어갔다.

 비록 경제과열을 막기 위해 93년 하반기이후 긴축정책이 지속되고는 있으나 그간의 맹목적인 고속성장을 계획적인 성장방식으로 방향전환하는 가운데 비롯된 것으로 89년의 치리정돈과는 질적차이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천안문사태 이후 당시의 승자였던 경제적 보수파는 패자의 위치로 물러서 있는 가운데 개혁파들 사이에서 지방의 고속성장불가피론과 중앙의 조정성장론간의 대립이 심화되는 중앙과 지방간의 대립이라는 새로운 갈등양상이 부각되고 있다. 또 도시와 농촌간의 발전 빈부차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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