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입학정원의 55%/중국 한의대엔 1천여명 추정/“졸업장따기” 40∼50대도 수두룩최근 국내보다 입학하기가 쉬운 필리핀이나 중국등 동남아로 유학가는 의사지망생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유학생은 귀국후 국가의사시험제도의 허술한 점을 이용, 속속 의사간판을 내걸고 있어 의료의 질저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치과나 한의사의 경우에서 특히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에 의하면 현재 필리핀내 15개치대에 유학중인 우리나라 유학생수는 4백36명이나 된다. 국내 치대 총입학정원 7백80명의 55%가 넘는 숫자이다. 치협의 한 관계자는 최근 현지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면서 『대부분 유학생들은 국내치과의사국가시험 응시자격에 필요한 대학졸업장을 손쉽게 얻으려는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94년 국내치과의사국가시험의 경우 총응시자 9백51명중 1백80명이 필리핀에서 유학한 학생들이었으며 이중 37명이 합격했다.
치협이 촉각을 곤두세우는것은 필리핀에서조차 질낮은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몇몇 치대의 유학생들이 임상경험의 평가는 전혀 없이 「이론」과목만 보는 국내치과의사국가시험의 맹점을 이용,치과의사 자격을 취득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더구나 현지조사결과 입학시험조차 치르지 않고 돈을 내고 유학하는 경우가 태반이었으며 학점취득과정에서도 금품수수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의사 지망생들의 중국 유학도 2∼3년전부터 붐을 이루고 있는데 국내대학입학이 어려운 부유층자녀를 포함, 최근엔 40∼50대 장년층의 유학까지 급증하고 있다는것.
대한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상해, 북경, 장춘중의학원은 물론 최근엔 연변의학원에까지 많은 한국사람들이 한의과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유학중인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유학알선학원을 통해 비밀리에 이들의 유학이 이루어지고 있어 유학생수가 어느정도 되는지 알 수 없으나 6백∼1천여명이 중국한의대에 유학중인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직 이들 한의대 졸업생은 한국에 유입되지 않았다. 중국 국교수립후 유학이 시작돼 한의과대 5년과정을 마친 사람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후면 이들이 본격적으로 졸업하기 시작하고 95년부터 의료개방을 앞두고 있어 이들에 대한 자격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흑룡강성 중의학원에 교환교수로 갔다 최근 귀국한 모 한의과대교수는 『돈만 내면 입학이 가능해 부유층자제는 물론 40∼50대의 경험도 실력도 없는 유학생까지 현지에서 공부는 하지 않고 방탕한 생활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전하면서 『외국한의과대학 졸업생에게는 예비시험제도나 유예기간을 두는등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할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미국등은 외국의 치대졸업생에게는 본국의 졸업생과는 별도로 예비시험제도와 수련기간을 두거나 이론시험외에 임상, 실기시험등을 부과하고 있다.【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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