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불안·경제난 불구 시장잠재력 무한/전기·전자·차·기계류 수출주종목 정착/대기업 간접시설·중기는 소비재 진출할만 『최단시일내에 영하 30∼40도의 혹한을 무릅쓰고 초현대식 아파트를 지었다』 러시아의 한 언론이 최근 보도한 한국의 한 건설업체를 칭찬한 기사내용이다.
이 기사의 주인공은 구동독주둔 러시아군의 철수에 따라 이들이 러시아내에서 살 아파트건설공사중 모스크바 근교 코스트로마시에 내달 말께 완공할 예정인 유원건설.
유원건설은 지난해 4월 이 공사를 수주한뒤 설계부터 모든 공정에 이르기까지 턴키베이스방식으로 시작, 1년2개월만에 5백46세대가 살 새로운 아파트를 지은 것이다.
유원건설은 또 이 공사외에도 보구차르지역에 1천7백53세대용 아파트공사도 오는 9월께 완공할 예정이다.
이 두 공사의 수주액은 약 1억4천5백만달러. 러시아에서 유원건설외에도 삼성건설 역시 이와 비슷한 규모의 2개지역 아파트공사를 수주했다.
구동독주둔 러시아군의 철수에 따른 아파트공사 프로젝트는 35개인데 이중 한국이 4개를 따낸 셈이다. 건설선진국인 독일 터키 핀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등 유수건설업체들과 당당히 경쟁을 한 끝에 얻어낸 수확이다.
러시아건설시장은 혹한등 날씨, 자재공급의 어려움, 관료주의, 숙련노동력의 부족등으로 서방기업들조차 자신있게 진출하기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한국업체들은 지난 70년대 중동진출의 경험등을 바탕으로 건설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러시아공략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구소련붕괴이후 정정불안과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쳐 있는 상황에다 범죄마저 기승을 부리는등 혼란을 겪고 있으나 「위험이 많을수록 이익도 많다」는 말처럼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6억1백만달러를 수출했으며 올해 수출목표는 8억달러선으로 잡고 있다.
이미 전기·전자·자동차·일반기계류등은 수출주종품으로 정착되고 있다.
삼성·현대·럭키금성등 대기업의 현지상사들은 TV VCR등을 대량으로 판매하는등 러시아내의 가전제품시장에서 상당한 이미지를 구축한 상태다.
물론 그동안 한국업체들의 대러시아진출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러시아정부의 잦은 법령·제도의 변경, 세제상의 불이익, 루블화가치하락, 인프라의 미비, 부정 부패의 만연, 연방과 지방정부간의 갈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지뢰」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이럼에도 한국상품은 품질이나 가격경쟁력등에서 외국보다 우위에 있으며 상사주재원들이 근면하고 마케팅과 세일즈기법이 독특해 러시아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러시아수출확대를 위해서는 러시아의 국영기업등 실수요자와 새로 부상하고 있는 민간수입상들을 포섭하고 중소기업형 소비재생산에 투자를 확대하고 군수산업민수화등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정보의 빠른 전달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또 교통 통신등 인프라의 현대화에도 적극 참여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도 바람직하다.
중국은 「돈이 공중에 날아다니는 시장」이지만 러시아는 「돈이 낙엽처럼 쌓여 있는 시장」이라는 말이 있다. 현재 비공식통계에 따르면 러시아내에서 통용되는 경화(주로 달러)는 약2백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3백달러짜리 VCR세트 1대를 팔면 마진이 60달러에 달하는등 세계 어느 시장보다 이익도 많이 남는다.
주모스크바무역관의 선우영일관장은 『대기업은 군수산업민수화, 인프라등에 투자하고 중소기업들은 소비재부문에 적극 진출할 경우 엄청난 수출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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