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대앞 잇단 「훼손」… 극우·반박 논쟁 「반미현수막 파기사건」으로 연세대학생들간에 뜨거운 대자보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일 하오 1시께 연세대 상경대 앞에 걸린 「반미민족자주의 실현」이란 현수막을 이 대학 한국어학당 연수생 미버클리대 3년 맬로리 엘릭 크리스천 매거론군(23)이 칼로 훼손한 사태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상경대 경영학과 학생들은 매거론군을 저지한 뒤 3백여명의 학생들이 매거론군과 즉석토론회를 열어 그의 행동을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매거론군은 학생들의 강경한 요구에 마지못해 사과를 했으나 시종일관 학생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사태는 21일과 22일 이틀간 상경대 앞의 현수막 4개가 또 다시 훼손되면서 본격화됐다. 다음날인 23일에는 중앙도서관앞에 「극우 파시스트를 경계하며」라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익명의 이 대자보는 20일 즉석토론을 벌인 경영학과 학생들을 「극우 민족주의」 「미래의 스킨헤드족」이라고 규정, 『지금은 당신들이 반미 구국의 성스러운 전사로 자처하더라도 통일된 미래 조국에서는 극우 파시스트의 야만성이 폭로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24일 같은 장소에 『경영학과 학생들이 스킨헤드족이라면 당신은 사이버 펑크족』이라고 반박한 익명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사이버 펑크족은 사회문제에 무관심하고 컴퓨터 약물등에 몰입하는 미국의 신세대를 지칭한다.
경영학과 학생들이 대학신문 연세춘추를 통한 매거론군의 공개사과와 대학측의 징계를 요구하면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총학생회에서 이 문제를 공식 거론키로 결정하자 공방전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박희정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