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 이최고 디자이너 전격스카우트 “반격” 패션산업에서 선두를 고수하려는 유럽과 이를 맹추격하는 미국의 대표적 패션회사간에 최근 벌어진 두가지 사례는 점차 치열해지는 두 대륙의 자존심이 걸린 패션전쟁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패션산업에 관한 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쌍두마차로 한 유럽의 명성에 가려왔다. 그렇다고 유럽이 더 이상 자신만만한 것만은 아니다. 유럽은 미국의 도전과 경쟁을 의식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미국의 공세에 초조해하고 있다.
이달들어 양쪽간에 벌어진 패션전쟁의 1막은 미국에 대한 유럽의 경고.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패션디자이너인 입 생 로랑은 역시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랠프 로렌을 상대로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소송을 제기, 최근 승소했다.
지난15일 파리 상업법원은 랠프 로렌이 로랑의 여성야회복(턱시도드레스)디자인을 모방한 점이 인정된다며 2백만프랑(약2억6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입 생 로랑은 70년에 남성 턱시도를 응용한 턱시도드레스를 최초로 디자인, 92년 파리추동컬렉션에 내놓았었다.
디자인표절시비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진위를 가리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입생 로랑의 소송제기는 미국의 추격에 대한 프랑스패션계의 신경질적인 반응이자 경고로 해석되고있다.
제2막은 미국의 적극적인 대유럽 스카우트공세. 유럽의 현대패션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최고 디자이너 조르지로 아르마니사에서 15년간 일해온 패션경영의 귀재 가브리엘라 포르테부사장(여)이 24일 전격적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패션업체인 캘빈 클라인사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럽언론이 이를 「캘빈 클라인의 쿠데타」라고 표현할 만큼 유럽패션계의 심리적 충격은 컸다.
이 사건은 최근 유럽패션계에 대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도전이자 반격이다. 미국이 패션노하우를 훔치려하고 있다는 유럽의 비판에는 초조함이 엿보인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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