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방러계기 동반관계 성숙기대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은 실로 역사적인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전부터 모스크바와 서울을 연결하는 튼튼한 가교를 건설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번 방문은 그가 한국의 진정한 문민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민주 러시아를 들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한국격언에 「좋은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라면 천리길도 짧다」는 말이 있다. 김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위해서 수천리길을 와야 하지만 양국간의 우정과 협력을 보다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이번 여정은 결코 머나먼 길이 아닐 것이다.
러시아와 한국은 운명적으로 매우 인접한 거리에 있다. 오늘날 양국은 지리적 위치 뿐만 아니라 공통적인 과업을 완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앞으로 수십년 또 수세기동안 양국의 발전을 결정하게될 정치·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비록 개혁의 어려움이 있지만 이 길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비록 양국이 수교한지 3년밖에 안됐지만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들을 달성했다. 어떤 국가들끼리라도 문제는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정상적이라 할 수 있으며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과 러시아간의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양국간 쌍무적 정치관계를 볼 때 서로 협력의 기초를 닦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양국관계가 성숙된 단계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현재의 관계 수준이 반드시 양국의 잠재적 협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공동노력을 통해 성숙한 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이 양국의 임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문제 해결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여러 분야에서 세계의 발전과정을 결정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강대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러시아를 배제하고는 전세계 어떠한 국제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보스니아 중동 한반도 문제등도 마찬가지이다. 역사적으로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 왔으며 러시아 없이는 한반도문제의 수많은 매듭을 간단하게 풀 수 없다고 우리는 확신한다.
러시아는 한국이 통일되고, 날로 번영하는 민주국가가 되길 바라고 있다. 또한 좋은 이웃으로서 양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러시아는 남북한의 평화적이며 민주적인 통일을 지지한다. 물론 통일의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한민족이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통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러시아는 아태지역에서 책임을 공유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이 지역의 군사력을 감축하는 일련의 일방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이미 단행했다. 새로운 군사독트린에 따라 러시아는 극동지역을 포함해 이 지역의 군사적 잠재력을 꾸준히 감축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러시아는 또한 군수산업 및 민간기술분야에서 아태지역의 모든 국가들과 협력함으로써 신뢰를 증진시킬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 물론 이는 한국과 러시아간의 완전한 상호협력을 구축하는 데에도 적용되는 개념이다. 양국은 최근 이병태국방장관의 모스크바 방문중 군사분야의 교류협력각서에 서명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양국의 신뢰와 안전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아태지역과 한반도의 평화유지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양국간의 경제교역관계는 지난 3년간 상승세를 기록해왔다. 그러나 한국의 대러시아 투자는 극히 미미하고 양국간 무역거래에 아직 많은 장애물이 가로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러시아의 경제난, 대외부채등 러시아측 문제 때문에 한국기업들이 러시아 투자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독특한 방식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예컨대 러시아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에 특별한 어획쿼터를 배정해서 대한부채를 해결하거나 러시아 국영기업의 사유화작업에 한국기업을 참여토록 하는 방식을 제의하기도 한다. 특정 군수품을 양국이 공동생산해 제3국에 수출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항공기의 공동생산도 상당한 장래성이 있다. 러시아 정부는 나홋카 자유경제지역에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러시아 노동력과 원자재를 이용, 한국 전용공단을 건설하는데 매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이처럼 구체적인 행동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있어 한국과의 협력은 분명 새로운 국가 활력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이타르타스통신 사장> 【정리=김영걸기자】 이타르타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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