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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들」 탈선행각/교포사회서도 파문/미 LA현지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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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들」 탈선행각/교포사회서도 파문/미 LA현지 실태

입력
1994.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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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뒷전 흥청망청… 유흥업소 “VIP”/고리대금 도박빚 못갚아 타주 도망도/고급차 허세… 유학생간 성범죄도 속출 도피성 유학의 서글픈 종말을 보여준 패륜아 박한상군 사건은 미주교포사회에도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 박군 사건이 보도되자 박군이 다니던 학교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소도시 플레즈노의 교민들을 비롯한 미주동포들은 최근 노출되기 시작한 도피성 유학생들의 방탕한 생활상에서 이런 사건을 예견했다는듯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50만명의 교민이 사는 캘리포니아지역은 한국유학생들이 가장 많은 지역중 하나다. 고교이하의 조기유학생 1천명을 포함해 전체 유학생은 6천명이 넘는 것으로 LA총영사관은 추정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마다 게시판에 한글로 된 광고문이 붙어 있고 우리말 대화를 흔히 들을 수 있다. 유학생 숫자가 느는 것과 함께 도피성 유람성 유학생들도 급격히 늘고 있고, 도시마다 이들을 상대로 하는 유흥업소들이 속속 생기고 있을 정도다.

 박군의 패륜범죄의 계기가 된 도박은 이들 도피성 유학생들이 가장 쉽게 빠져드는 탈선행위다. 처음에는 무료한 생활을 달래는 오락정도로 여겨 시작하지만, 친구들의 아파트를 전전하며 고스톱 섰다판을 벌이다가 끝내는 라스베이가스의 전문 도박장에 발을 들여놓는 것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과정에서 유학생들간의 도박판도 판돈이 1만달러이상으로 커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도박판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유학생들간에 폭행사건도 자주 일어난다. 

 극단적인 경우는 라스베이가스등의 전문도박장에서 고리대금업자인 「머니 스토어」에서 돈을 빌렸다가 이들이 고용하고 있는 폭력조직의 해결사들에게 시달리는 학생들도 있다. 이들은 최근 한국인담당 해결사를 따로 둘 정도로 도피성 한국 유학생들을 노리고 있는데 1할이상의 높은 이자를 붙여 받는 이들에게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협박을 받아 학업을 포기한 채 다른 주로 달아나는 유학생들마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장뿐 아니라 당구장 술집등에서도 탈선 유학생들은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독일제 벤츠 BMW 일제 캄리승용차 등을 몰고 다니며 허세를 부리는 탈선 유학생들은 대낮에도 LA 시내 카페 디스코테크 등에서 남녀가 어울려 흥청거리고 있다. 무대까지 갖춘 이 술집들은 아예 한국 유학생들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씀씀이도 커 한자리에서 1인당 1백달러이상을 뿌리기 때문에 VIP 고객으로 통한다.

 미국의 술집에도 미성년자는 출입할 수 없기 때문에 미성년 유학생들은 거리의 범죄조직에서 가짜 운전면허증이나 사회보장증명서 등 신분증을 수십달러씩 주고 사서 유흥업소를 드나든다. 평일에도 술집이나 당구장에 진을 치고 흥청거리는 유학생들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채 고독감과 무료함을 이기기 위해 비슷한 처지의 유학생들과 어울리는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는 처지라고 할 수 있다.

 감독하는 사람도 없는 유학생들의 성생활도 문란하다. LA시내에 사는 교민 이모씨(36)는 『아파트 건너편동의 한국여자 유학생 2명이 사는 아파트에는 1주일에도 여러차례 한밤에 남자친구들이 찾아왔다가 새벽에 돌아간다』고 개탄했다. 유학생들간의 강간등 성범죄도 잇따라 한 한국인변호사는 올들어 강간혐의로 구속된 유학생의 부모들이 의뢰한 사건을 3건이나 맡았다.【미주본사=유용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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