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삼성/한비입찰 왜 포기했나/“담합의혹” 여론밀려 철회한듯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성/한비입찰 왜 포기했나/“담합의혹” 여론밀려 철회한듯

입력
1994.05.26 00:00
0 0

◎“애초 인수의사 없었다”등 설 분분/진의는 2차입찰 대응따라 판명/동신 “들러리” 운운 발끈 “동부 명예훼손 고발” 삼성그룹은 26일로 예정된 한국비료 경쟁입찰을 포기하겠다고 25일 공식 발표했다. 『한비 입찰과 관련한 불필요한 논쟁이 재계의 화합은 물론 경제발전에 도움이 안되고 한비의 최대주주중 하나인 동부그룹이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입찰은 공정경쟁이 아니라고 판단, 이번 입찰에는 참여치 않기로 했다』는 것이 삼성그룹이 공식적으로 밝힌 입찰포기 이유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24일 신청서를 제출한 후 마감한지 3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입찰에 참여치 않기로 방침을 정하고 25일 이를 공식 발표한 배경을 놓고 해석이 구구하다. 삼성의 입찰포기에 대해 재계관계자들은 ▲공정경쟁을 위해서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전략상 후퇴 ▲애초부터 인수의사가 없었다는등 여러 갈래로 배경을 추측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처럼 그동안 경쟁을 벌여온 동부가 빠진 상태에서 공정경쟁이 되지 않아 입찰에 참여치 않기로 했다는 해석도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보다 설득력있는 것은 여론에 밀려 철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이 계열사 출신들이 설립한 동신주택을 들러리로 세워 담합했다는 여론이 일자 서둘러 입찰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승용차사업 참여나 한중경영권 인수, 항공산업 일원화등 현안을 앞에 놓고 있는 삼성그룹이 한비문제로 여론을 악화시킬 필요가 없어 전략상 후퇴하지 않았겠느냐는 풀이다.

 애초부터 한비인수의사 없이 승용차사업참여를 위해 한비 인수경쟁을 일부러 벌였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비등 각종 현안에 모두 고리를 걸어놓은뒤 『승용차사업을 위해 다른 사업은 모두 참여를 포기하겠다』고 밝히면 승용차사업참여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은 입찰포기방침을 굳힌 24일하오 『동신주택의 입찰참여사실을 전혀 몰랐다. 삼성만의 입찰로 유찰되는 것으로 알았다』는 고위관계자의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이 유찰을 전제로 입찰신청서를 제출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어떤 배경이든 이번 한비입찰에 전격 참여한 동신주택이 삼성의 들러리역할을 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동부는 동신주택의 창업자인 박승훈회장과 이균보사장이 삼성출신임을 들어 동신의 이번 입찰신청을 삼성의 들러리라고 공박했다.

 동신주택 이사장은 그러나 25일 『한비의 부동산을 활용해 주택사업을 벌이기 위해 한비입찰에 참여했다』며 이번 입찰이 들러리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 들러리 운운한 동부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이 이번 한비입찰 신청서를 냈다가 부랴부랴 입찰포기를 선언한 진짜 이유는 1∼2개월내에 실시될 2차입찰에 삼성이 참여하느냐, 아니면 한비의 완전포기를 공식선언하느냐에 따라 밝혀질 것이다.【이종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