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고에 관해 주목할만한 두 가지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집권여당인 민자당의 이미지광고, 다른 하나는 93∼94 농구대잔치 우승팀인 연세대농구팀의 CF출연이다. 민자당은 23일부터 3개월 계약으로 서울시내 두 곳의 전광판과 지하철차량 1천량을 이용해 당의 이미지와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생활정치를 시작하는 민자당」 「쌀 한 톨에도 경쟁력을…」등의 구호를 내세워 민자당은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다룸으로써 새로운 정책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연세대농구팀은 스포츠용품 전문브랜드인 프로스펙스의 (주)국제상사와 2년간 5억원상당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지난 24일 정식출연계약을 했다. 계약내용은 연간 1억원씩 체육장학기금, 1억5천만원씩 스포츠용품을 지원받는 것이다. 국제상사는 이 광고를 농구대잔치가 시작되는 10월께부터 내보낼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자당은 자발적인 광고주이며 연세대농구팀은 광고주의 제의에 응해 계약을 맺은 출연자라는 점이 다르지만 두 광고는 똑같이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선거철이 아닌 평시에 정당이 막대한 돈을 들여 광고를 하는 것이나 연예인이 아닌 대학생들의 집단 광고출연은 낯설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인기 절정인 연세대농구팀광고의 주소비자는 청소년층이다. TV드라마 「마지막 승부」를 계기로 농구붐이 더욱 확산돼 「오빠부대」는 극성스럽게 연세대농구팀을 응원하면서 때로는 성가시게 하고 있다. 낙후된 대학행정의 쇄신과 빈약한 대학재정의 확충을 위해 어느 대학보다 더 노력해온 연세대의 광고참여는 대학재정 확충방법이 다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모든 것이 상품화하는 세태에 대학도 초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연세대농구팀처럼 상품가치와 흥행성이 높은 팀을 가만둘리 있겠는가.
민자당광고를 보는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이 광고내용처럼 참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하는 신뢰할만한 프로의 자세와 기능을 갖추기를 희망하게 된다. 연세대농구팀의 광고출연은 달라지는 시대에 프로와 아마추어의 모럴 정립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그 바탕에는 상업화에 휩쓸리지 않는 대학의 순수와 아마추어리즘의 온전함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이 두 광고는 어떻게 해야 프로는 더욱 노련한 프로가 될 수 있는가, 상업주의시대에 아마추어리즘을 어떻게 보호·육성할 수 있는가를 묻는 역설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기획취재부장>기획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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