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주의(하모니즘) 회화」의 창시자인 원로서양화가 김흥수씨(75)의 미술사적 업적을 재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이 「정열의 화가 김흥수전」(27일∼6월14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는 사실주의적 회화에서 추상을 거쳐 세계 최초로 「조형주의 회화」에 도달하기까지, 변모를 향한 그의 진지한 모색이 배어 있는 작품 1백30여점이 출품된다.
그는 90년대 들어 국립현대미술관전, 파리전, 모스크바전 등 굵직한 전시회를 열고 국내외에 「한 화면에 추상적 이미지와 구상이 공존하는 음양조형주의 미술」을 인식시켰으나 회고전 형식은 처음이다.
출품작은 60년대에 3·1운동을 주제로 제작한 「아아, 유관순」(1천호), 20명의 누드화 「낙원의 봄」(8백호), 승무를 소재로 한 「파계」(8백호) 등 대작을 포함한 연대기적인 회화와 드로잉 등이다.
김흥수씨는 『60년 동안의 작업을 회고함으로써 그때마다, 그리고 작품 하나하나마다 오랜 시간 동안 추구하고 또 추구하여 맘에 드는 작품을 그리고 싶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 생활을 거쳐 미국에 간 그는 77년 워싱턴의 IMF본부 미술관에서 미국 체류 10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전시회를 열고 「음과 양이 하나로 어울려 완전을 이루는 추상·구상의 하모니즘」을 선언했다.
잦은 해외전과 세번째의 결혼 등으로 항상 사건이 많았던 그는 『회고전이지만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 싶다. 또한 이젠 세속적 생활을 떠나 수도승처럼 극기하는 자세로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새로운 포부를 얘기했다.【박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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