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사고와 진술, 정확한 취재는 훌륭한 신문기자(저널리스트)가 되는 지름길이다. 기자는 자신의 마음 속에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을 쓸 수 있다』 ◆이 말은 백악관에서 3백 떨어진 미 내셔널 프레스빌딩 13층 홀 벽의 청동 플레이트에 새겨진 명구다. 워싱턴에 주재하는 신문·방송·통신기자들간의 취재편의와 친목도모를 위해 1908년 창설된 내셔널 프레스클럽은 지금은 외국특파원들도 가입시켜 회원이 5천명이 넘는다. 여기자는 71년에야 가입을 허용했다. 1차대전전 윌슨대통령을 스타트로 미국의 력대대통령은 물론 50년대 이후엔 워싱턴을 방문하는 외국원수들을 초청해 오고 있는데 신랄한 질문으로 이따금 화제를 일으킨다. ◆우리나라의 국가원수로는 박정희·전두환 두 대통령이 65년과 81년 각각 초청되어 「군정 여부」에 대한 질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후 87년 9월엔 노태우 민정당대표, 88년엔 최광수 외무장관이, 금년들어 4월에는 이기택 민주당대표가, 지난주엔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각각 초청을 받고 연설한 바 있다. ◆이 클럽은 김대중이사장의 연설을 고려, 20일 북한 김일성주석에게 미국을 방문, 클럽에서 연설해달라는 초청장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길버트 클라인회장은 초청장에서 『초청은 하나 우리가 귀하의 정책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는데, 국무부는 앞서 「입국비자발급 불가」를 밝힌 바 있다. ◆김주석은 지난달 회견에서 『미국을 방문, 낚시도 하고 친구도 사귀고 싶다』고 화해의 추파를 던졌으나 클럽이 그를 초청한 것은 50여년간 북한을 통치해온 금세기 최장기 독재자인데다 핵을 갖고 온갖 협박과 심술로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어 한번 불러 진의를 캐보자는 기자정신 때문인 듯 하다. 만일 김이 수락, 클럽연단에 선다면 얼마나 질문공세에 곤욕을 치르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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