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4명 2대2로 정반대 평가 「즐거운 사라」의 외설여부를 둘러싼 법정공방 2라운드가 임박했다.
서울지법 항소1부(재판장 박인호부장판사)는 저자 연세대 마광수교수(42)에 대한 항소심공판을 오는 27일 5개월만에 재개한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마무리 짓고 다음 공판에서 선고할 예정이다.
항소심은 1심때와 달리 검찰과 변호인측이 공동으로, 또는 각기 지정한 감정인들의 평가서가 제출된 상태에서 열려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즐거운 사라」를 독자적으로 음란물로 판단, 마교수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심리대상이 관점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다를 수 있는 문학작품이란 점을 감안, 외부 전문가들에게 감정을 의뢰했다.
고려대 민용태(문학) 서울대 안경환(법학) 서강대 이태동교수(영문학)와 신경전문의 신승철박사등 감정인 4명의 의견은 「2대2」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검찰과 변호인측의 공동감정인인 민교수와 안교수중 민교수는 『성적 해방이라는 주제의식이 탁월한 수준높은 문학작품』이라고 평가한 반면 안교수는 『헌법이 보호해야할 가치가 없는 법적 폐기물』이라고 혹평하고있다. 검찰측 감정인인 이교수도 안교수와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다. 변호인측 감정인인 신박사는 『부권으로부터의 탈출 및 애증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검찰이나 변호인측이 상대편의 감정서를 증거로 채택하는데 동의하지 않을 경우 감정인들을 증인으로 소환, 이들의 증언을 증거로 채택할 방침이다. 재판부는 1심재판에 대한 사회의 긍·부정적인 반응등을 모두 고려, 최대한 공정하고 신중한 판결을 하겠다는 자세다. 재판부는 『마교수의 주장대로 이책이 성범죄를 방지해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판부가 누구의 감정을 의미있게 평가하느냐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현상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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