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IAEA간 협상에 기대/미 “3단계회담과 별개” 태도 북한핵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동안 남북한과 미국,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엔의「5각관계」로 얽혀있던 문제가 「연료봉협상」이라는 북―IAEA간의 당사자문제로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주창준 주중북한대사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핵연료봉 교체과정에서 추출된 모든 물질을 모아 IAEA사찰팀이 보는 앞에서 봉인하고 북미3단계회담이 이뤄진 후에 이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이 핵연료봉으로부터 추출한 물질을 핵무기 생산용도로 전용하지 않았다』는 「화답」과 함께 『연료봉교체와 북미3단계회담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펴고 있다.
IAEA는 북한에 대해『추출작업을 중지하고 연료봉을 선택―분리―봉인―보관하는 과정에 대해 새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의하면서 북한의 요구대로 평양으로 협상팀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북한핵문제는 이달중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IAEA간의 연료봉협상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연료봉협상의 과정과 결과는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북한핵문제의 귀착점인 북미관계개선과 IAEA의 대북특별사찰이 이 협상과 직결돼 있으며 이 협상은 어차피 물리적인 시한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즉 연료봉 추출후 선택에서 보관까지의 과정에 북한과 IAEA는 ▲이번기회에는 특별사찰의 효과를 얻지는 못한다는 점과 ▲북미3단계회담이 시작되면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 실질적인 특별사찰에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함께하고 있으며 ▲곧 개최될 연료봉협상은 교체의 물리적 시한이 끝나기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는 필연성이 전제돼 있다는 것이다.
지극히 난해한 국면으로 꼬였던 북한핵문제가 이같이 비교적 단순한 국면으로 전환된 것은 그동안 「5각관계」간의 입장이 상당부분 정리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시 말해 새롭게 돌출된 연료봉교체의 문제외에는 기존의 양자간 갈등들이 정돈됐다는 것이며 미국이 이 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보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북미간의 경우 3단계회담의 전제조건이었던 IAEA사찰과 남북대화문제가 소멸된 상황이다. 또 이른바 뉴욕접촉의 채널은 상시가동체제에 들어가 있으며 3단계회담의 시기도 6월초로 잠정적인 합의가 이뤄져 있다.
북한과 유엔과의 줄다리기는 유엔의 안보리의장 성명에 대해 북한이 추가사찰을 허용함으로써 현상황에서의 「거래」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새로운 제재결의가 있기 위해서는 연료봉협상의 파국을 선언하는 IAEA의 보고서가 수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북한핵문제는 지난 1년여의 협상이 마무리되어가는 상황에 있다는 것이며 다만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회원국임을 전제로 하는 원자로 핵연료봉교체의 「규칙준수」 여부가 막바지 고리를 잡고있는 국면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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