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3%유지로 경기과열 우려/월가안정 신경… 증시활기 되찾아/클린턴 “성장엔 지장없을것” 동조 미국의 이자율이 또 인상됐다. 미국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7일 은행간 대출 단기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5%씩 올렸다. 이로써 단기금리는 3.75%에서 4.75%로 껑충 뛰었고 재할인율도 3%에서 3.5%로 큰 폭으로 올랐다.
FRB의 단기금리 인상조치는 금융시장에 즉각 파급돼 시티은행을 비롯해서 뉴욕의 주요은행들도 즉각 우량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를 종전 6.75%에서 7.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FRB는 올들어 금리중 가장 핵심이 되는 단기금리를 4차례나 올렸다. 즉 지난 2월4일, 3월22일, 4월18일에 각각 0.25%씩 소폭으로 올려오다가 이번에는 0.5%나 크게 올린 것이다. 재할인율은 2년만에 처음으로 인상됐다.
FRB가 금리를 올린 가장 두드러진 이유는 인플레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선을 유지하자 FRB는 인플레의 원인인 경기과열이 유발될 수 있다는 판단아래 돈의 공급을 축소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단기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FRB가 또 금리를 올린 이유중 하나는 달러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달러가치가 떨어질 경우 투자자들이 정부채를 사지 않으려 들기 때문이다. 특히 FRB는 최근 불안정성을 보여온 월가를 안정시키는 조치를 지나치게 중시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사실 지난 2월4일 단기금리를 0.25% 올린 이래 뉴욕증권시장은 산발적으로 폭락하는가 하면 침체기미를 보였다. FRB가 곧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17일 단기금리가 0.5% 인상되자 주식값이 뛰었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앞으로 6개월정도는 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는 안도감을 가짐에 따라 이날부터 월가는 안정을 찾았다. 뉴욕증권시장의 다우존스 지수는 17일 49.11포인트, 18일 12.28포인트가 올라 3,732.89가 되었다.
FRB는 언제나 인플레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밀접한 성장을 추구한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금리인상에 대해 『성장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해 FRB의 조치에 동조했다. 달러가치 하락에 의한 수출증진과 저금리체제에 의한 성장촉진을 추진해온 클린턴정부의 경제정책이 안정기조로 전환된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과 의회의원들중에는 『FRB가 너무 빨리 금리인상조치를 취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오랜 불황 끝에 작년부터 되살아난 경제성장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는 비난이다.
FRB는 단기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장기금리를 떨어뜨리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단기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인플레심리를 없애면 투자자들이 돈을 장기저리로 투자하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클린턴정부로서는 지난 80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인플레를 다스리지 못해 패퇴한 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FRB의 금리인상에 동조하고 있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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