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을 위한 중―영실무협상이 중단된 것은 지난 2월말이었다. 중국측의 결렬선언에 의해서였다. 민주화를 내세운 홍콩측의 선거개혁법 의결이 사태를 촉발했다. 그때부터 홍콩사회는 전에 느껴볼 수 없었던 냉랭함이 계속되어 왔다. 시민들은 「마주보고 웃으며 주고 받기(반환)는 커녕 등을 돌린채 던지고 받을것」이란 비아냥이 유행했다. ◆90년대 들어 탈홍콩행을 결행한 주민은 무려 50만명에 이른다. 대만계에서부터 돈많은 외국인들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 내년 1월 이곳 최대재벌기업인 자르딘그룹의 증시철수가 아마도 마지막이 되리란 얘기다. 이러한 분위기속에 최근 노평(중국 홍콩 마카오 판공실주임)의 방향이 세찬 대륙바람을 몰고왔다. ◆5월초 열흘간 이곳에 들른 그는 주요 시민단체를 자문단으로 위촉했는가 하면, 기업인들을 두루 만났고 특별행정구예비회의라는 것도 주재했다. 그의 방문은 꼭 2년만이었지만 행적은 대단했다. 그래서 언론들은 일제히 그의 이번 행차를 친중인사포섭과 조직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은 이곳의 주인인 패튼총독의 면담요청조차 거절해 뒷얘기는 계속 늘고 있다. ◆최근 들어 주요 재벌기업마다 중국지도층 가족과 관계자의 개입설이 파다한 가운데 수천명의 비밀공산당원이 이미 들어와 활동중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달 30일엔 각계인사 2백명이 광주에 초청되어 앞으로 홍콩에 배치될 군대의 현황을 보고 왔음이 밝혀져 시민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등소평은 이미 오래전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홍콩을 접수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언론들은 요즘의 상황을 「본격공작」이라고 표현한다. 아무리 97년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대륙강풍의 요즘 분위기에 깊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