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천2백만톤… 14억불 벌어 베트남은 원유와 함께 쌀 수출로도 외화획득을 노리고 있다.
베트남은 작년 총 2천1백90만톤의 쌀을 생산, 1백82만톤의 쌀을 수출해 4억5천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지난 80년대 후반만 해도 식량자급에 급급했던 베트남이 92년부터는 태국, 미국에 이어 세계 세번째 쌀수출대국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정부는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하늘만 바라보고 농사를 지어왔다. 재래식 농법에만 의존해 왔는데도 우리는 1백80만톤의 쌀을 수출 할 수 있었다. 만약 우리가 과학적 영농과 현대화된 벼육종에 성공할 경우 10년내 세계 최대의 쌀수출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엔 콩 탄 베트남농업·식품산업부(MAFI)장관의 자신감넘친 설명이다.
○시장도 다변화
러시아 북한등 일부 사회주의 국가로 한정됐던 수출지역도 93년에는 말레이시아 일본 세네갈 멕시코등으로 다변화했다. 특히 92년 말레이시아의 수입쌀시장의 경우 베트남쌀이 55%의 점유율로 1위에 치솟으며 한때 95%를 차지하던 태국의 점유율을 42%로 떨어뜨렸다. 일본도 연초 쌀수입방침을 공식 발표한후 소량이지만 3만톤가량의 베트남 쌀을 수입해 시판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에도 1만6천톤이 수출됐다. 베트남의 국영 쌀수출입회사인 비나푸드사와 미국의 아메리칸 라이스사간의 계약에 따른 베트남의 대미쌀수출은 용도가 가축사료와 식품가공용으로 한정된데다 수출가격도 국제시세보다 떨어지는 톤당 2백달러였지만 엠바고해제이후 베트남 쌀이 미국에 첫 상륙했다는 측면에서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작년 4백만톤의 쌀을 수출해 세계 1위를 기록했던 태국도 급부상하는 베트남을 경계하고 있다. 올초 태국상무부 기업경제국(DBE)은 연례보고서에서 베트남이 머지 않은 장래에 미국을 밀어내고 세계 쌀수출 2위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 농무부의 한 관계자도 『베트남은 대부분의 경작지가 2∼3모작이 가능하고 벼품질 개량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강화되고 있어 쌀수출 전망이 매우 밝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베트남의 쌀농업이 극복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쌀의 품질을 고급화해 국제시세보다 30%정도 낮은 쌀가격을 끌어올려야 한다. 후인 수안 호앙 MAFI 계획국장은『5%의 불량미가 섞인 같은 쌀이라도 태국산은 톤당 2백70달러에 거래되는데 반해 베트남산은 2백30달러에 불과하다. 베트남쌀이 태국이나 미국산보다 질적으로 저급하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근대적 농법에서 탈피한 새로운 영농기술과 관개시설의 정비도 시급하다.농업기계화의 척도로 볼 수있는 1㏊당 농기계 가동능력이 1.48마력에 불과하다. 50마력이상 트랙터는 전국을 통틀어 1만4천5백대에 불과하고 그중 80%이상이 10년이상된 구소련제이다. 관개시설도 취약해 총 경작면적의 16%수준인 1백만㏊만 관개시설을 갖추고 있다.
○품종개량 역점
베트남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4억1천8백만달러에 달하는 해외개발원조(ODA)와 세계은행의 장기차관을 끌어와 영농현대화 및 관개시설정비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벼의 품종개량도 역점분야중 하나. 베트남 중앙농업연구소(VICA)를 비롯한 각급 농업연구소에서 태국과 미국의 일부 쌀품종을 도입,대량생산 가능여부를 실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및 태국의 수개 기업도 자국의 주력 생산 벼품종을 가져와 재배하면서 베트남의 싼 인건비와 자연조건을 활용한 대규모 영농단지를 운영하고있다. 일본의 미쓰비시는 베트남에 쌀생산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파견, 다수확 벼품종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 영농을 선언한 베트남이 태국,미국을 제치고 최대의 쌀생산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호치민=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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