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공과금 등 특별전담반 구성·대응/특정현안엔 비서관 직접보고 계획도 청와대 비서실이 「예고」대로 변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영삼대통령은 17일 상오8시부터 본관 집무실에서 정무수석비서관실 소속 비서관 3명을 1시간가량 면담했다. 김대통령이 취임후 이런 자리를 갖기는 처음이다. 비서관들은 담당업무와 관련된 행사나 보고때 수석들과 함께 배석하는 정도였다.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은 지난주말 박관용비서실장이 침체된 비서실분위기의 해소책으로 『비서실을 수석중심 일변도에서 비서관 중심운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비서관들의 대통령 개별면담을 약속한데 따른 것이다. 정무수석실 소속 비서관은 윤원중(정무1) 김도(정무2) 황선표(홍보) 이병석(정책조사)비서관등 4명이나 윤비서관이 해외출장중이어서 이 자리에는 3명만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특정현안에 대해 구체적 지시를 한 것은 아니고 주로 격려와 업무자세와 관련돤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특히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대통령비서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참신한 발상으로 공직사회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업무자세를 갖춰야 하며 역사와 국민앞에 책임질 수 있는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질책성은 아니었다해도 최근 청와대 안팎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던 비서실의 무기력 증세를 염두에 둔 언급이었다고 볼 수 있다.
김대통령은 또 『복지불동이란 말이 많은데 이것은 공직사회 일부의 현상일뿐이며 오히려 이 말이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 공직자에게 누가 되는 것같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표현이 나오지 않도록 청와대비서실부터 열심히 일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는 전문이다. 김대통령은 면담비서관들이 정무수석실 소속인 것을 감안해 최근의 국회를 바라보는 소회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가 국민의 불신에서 벗어나 신뢰의 대상이 되도록 하기 위해 개혁에 힘써 왔는데 아직도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 것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또 홍보에도 언급, 체제홍보를 하던 과거와는 다른 만큼 많은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국민과 더불어 하는 국가홍보를 염두에 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앞으로 경제수석실 소속 비서관을 만나는등 수석실별로 비서관면담을 계속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또 앞으로 특정현안에 대한 비서관들의 직접보고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박비서실장이 밝힌대로 특정현안에 대한 그때 그때의 태스크포스(특별전담반)구성도 하나가 이뤄졌다. 황선표(정무) 강운태(행정) 김길환(민정) 김광림(비서실장실)비서관등은 지난 16일 정부관계자도 참석한 회의를 갖고 통합공과금에서 전기료와 TV시청료가 분리될 경우의 부작용예방등 대책을 논의했다.
부처마다 의견이 다르고 대비책없이 졸속시행할 경우 문제점이 드러날 현안에 대한 사전조율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농안법파동과 같은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 청와대는 이같은 태스크포스를 수시로 가동할 계획이다. 청와대비서실의 변화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시작이라 속단하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비서관들은 그야말로 실무보좌에 그쳐야지 대통령에 대한 직접보고를 통해 정책보좌가 가능한 것이냐』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고 『수석들의 위상은 어떻게 되느냐』는 얘기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청와대비서실이 최근의 무기력과 침체에서 벗어나 지난해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히 느껴진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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