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란 나라 이름은 크레올어로 「산이 많은 나라」란 뜻이다. 카리브해에 떠있는 히스파니올라섬을 도미니카와 양분해 그 서쪽을 차지하고 있다. 나라 이름처럼 산이 많다. 남과 북에 산맥이 이어지고 그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좁다란 평야에 커피등의 농사를 짓고 사는 가난한 나라다. 2만5천㎢의 국토에 인구는 자그마치 6백만명이나 된다. ◆원래 스페인 식민지였으나 프랑스가 양도 받아 오랜 식민통치를 해왔다. 언어는 프랑스어와 크레올어를 사용한다. 프랑스가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많은 노예를 끌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아이티란 이름이 우리 귀에 설지 않은 것은 1957년부터 30년 가까이 이어진 악명 높았던 뒤발리에 부자의 공포정치 때문이다. 뒤발리에 부자는 비밀경찰등을 앞세운 독재정치로 국민들의 교육의 자유마저 박탈했다. 이때문에 문맹률이 높다. ◆91년 민주적 선거에 의해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가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이해 9월 미국방문중 라울 세드라장군이 이끄는 군부 쿠데타로 돌아갈 곳을 잃고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유엔은 미국등이 중심이 돼 아리스티드대통령을 복귀시키기 위해 경제제재를 결의, 해상봉쇄를 단행하기도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참다 못한 유엔은 21일까지 권력을 이양하지 않으면 군부의 해외자산 동결, 비자발급 중단등 전면적인 국제제재를 단행하겠다는 결의안을 6일 채택했다. 이에 맞서 군부지도자들은 11일 에밀 조나셍대법원장을 꼭두각시 대통령으로 옹립하고 그나마 민주화를 꾀하던 로베르 말발총리를 해임시킨 가운데 미군파병설까지 나돌아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이티 민주화의 길엔 나라 이름 그대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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