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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동」용어 거부감(앞과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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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동」용어 거부감(앞과뒤)

입력
1994.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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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질책하는 말 정부자료까지 등장에 불만/부처감사관회의 “누워 침뱉는꼴”… 안쓰기 결의 지난 13일 정부 각부처 감사관회의에서는 내부적으로 이색적인 결의를 했다. 다름아니라 앞으로 공무원은 「제얼굴에 침뱉는」격인 복지불동이란 표현을 쓰지말자는 것이었다. 이에 앞서 공직사회분위기 쇄신대책이 발표된 9일에도 『정부내부에서부터 공무원 전체를 싸잡아 질책하는 복지부동이란 용어는 자제한다』는 같은 내용이 들어있었다.

 이후 정부가 내놓는 각종 자료에는 복지부동이란 말이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소수 공직자」라는 전제아래 무사안일, 적당주의, 책임회피같은 다소 고전적인 용어가 재등장했다.

 『복지부동이나 무사안일이나 결국 오십보백보아니냐』는 비아냥조의 지적도 있지만 복지부동이란 말에 대한 정부관계자들의 거부감은 상당히 강한 것 같다. 그들은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있어도 주변에서 이구동성으로 바보라고 놀리면 정말 바보같은 행동을 하게 마련』이라며 『공직사회를 복지부동이라고 싸잡아 매도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복지부동이란 표현은 현정부출범후 사정과 개혁바람이 거세지면서 유행한 것이지만 공직사회의 풍속도를 지칭하는 말로 공식화된 것은 공교롭게도 정부기관지인 국정신문을 통해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정신문은 지난해 10월21일자 「국민에 책임지는 공직자되자」라는 제하의 1면 머리기사에서 『공직사회에서 상하간에 개혁마인드가 달라 복지부동이란 속어가 생겼다』고 썼다. 정부 안팎에서 복지부동이란 표현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첫사례라는 것이다. 얼마뒤 국정신문은 공직자들이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며 「립지력동」이란 조어를 만들어냈지만 안타깝게도 대중적 공감을 얻지못했다. 국정신문관계자들이 내심 복지부동보다는 입지역동이란 말을 널리 알리고 싶었음은 물론이다.

 국정신문의 보도이후 각 언론매체는 물론 공직사회 안팎에서도 복지부동이란 말이 공직사회를 꼬집는 단골메뉴로 등장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유사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며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복지안동」(땅에 엎드려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며 눈치를 살핀다)이다. 자조적이고 냉소적인 표현들이 속출, 「복지뇌동」(땅에 엎드려 일은 안하고 머리만 굴린다) 「복지수동」(땅에 엎드린채 대통령임기가 끝날 날만 손으로 꼽는다)등이 나왔다. 이어 「복지」란 돌림자를 벗어나 「요지불동」 「하지불동」(땅속에 들어가 움직이지 않는다) 「연줄불동」(학연 지연등 연줄은 변함없는 출세길이다)등이 생겨났고 급기야 「복지불동」(부패한 공직자의 부른 배는 변함이 없다)이란 말까지 나왔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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